전 세계 소매업체 중 17%가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을 모바일 결제를 통해 거둬들이는 시대다. 모바일 판매 채널을 통한 매출이 증가하자 M-커머스 기반 플랫폼 부정행위도 덩달아 급증했다. 하지만 상점에서 리스크를 관리할 디바이스 감지 시스템과 인프라는 부실한 것으로 드러났다.
13일 글로벌 리서치 전문기업 카운트(Kount), 브레인트리(Braintree)의 '2018년 모바일 결제 부정행위 보고서'에 따르면 확산하는 모바일 결제에 맞춰 각종 사기가 급증했다.
이 보고서는 올해 6번째 발표된 연례보고서다. 전 세계 상점 등이 얼마나 모바일 커머스에 접근했는지 알려주는 내용을 담고 있다.
입수한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17% 소매업체는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을 모바일 시장에서 거두고 있다. 문제는 아마존 등 연간 매출이 2억5000만달러를 넘는 곳과 1000만달러 미만의 소형 상점간 모바일 보안 인프라 수준 차이가 계속 벌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3년 연속으로 소매업체는 부정행위 관리 역량에 대해 안일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머신러닝을 사용해 부정행위를 방지하는 곳은 2015년 이래 13% 증가에 머물렀다. 반면 모바일 부정행위 시도가 증가했다고 응답한 소매업체(2017년 기준)는 전년 대비 70% 증가했고, 올해도 50%가량 늘었다고 응답했다.
부정행위 빈도에 비해 보안 인프라 확산이 더딘 것이다.
보안 인프라 중 하나로 꼽히는 모바일 지갑(월렛) 부문에서도 연간 수익이 1억달러를 초과하는 소매업체 약 40%만 모바일 지갑을 지원했고, 1억달러 미만 소매업체는 23%만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모바일 플랫폼 리스크 관리 체계도 부실했다. 모바일 기기에서 발생한 트랜잭션을 '매우 중요'하게 취급하는 소매업체는 지난해 47%에서 37%로 되레 감소했다. 모바일 기기에서 트랜잭션이 언제 발생했는지 인지 못하는 소매업체도 14%에서 27%로 약 2배가량 늘었다.
2년 연속으로 모바일 플랫폼 부정행위 증가가 나타난 소매업체 비율은 매년 전년 대비 70% 이상의 증가율을 보였고 올해 상반기에도 지난해 대비 49% 증가했다.
소매업 중 제조사의 간극은 더욱 크다. 저수익-고수익 제조업간 불균형이 심화되고 있다. 연간 매출 2억5000만달러 이상을 벌어들이는 제조업체 중 3분의 1은 전통 전자상거래, 모바일 부정행위 방지전략을 보유하고 있었다. 반면 연간 매출 1000만달러 미만 제조업체 중 전략을 보유한 곳은 9%에 불과했다.
모바일 부정행위가 급증했지만 소매업체는 여전히 모바일 부정행위 관리에 있어 소극적이라는 분석이다. 다른 측면에서는 퇴보하고 있다.
소매업체가 주로 채택하는 모바일 사기 감지 도구와 서비스를 보면 IT를 제대로 수용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생체인식은 불과 1%에 머물렀다. 모바일 멀웨어 감지는 5.9%, 모바일 SDK 6.4%, 근거리무선통신(NFC) 3.4%, OTP 6.9%에 머물렀다. 반면 재래 방식인 전화번호 식별은 18.2%, SMS 11.8%, AVS(주소기반검증 서비스)는 38.9%로 높았다.
보안업계 관계자는 “인공지능, 생체인증 등 모바일 부정행위를 100% 차단할 수 있는 인프라 확대가 절실하다”며 “음성 기술과 생체인식, 대화형 상거래 시장이 확산 추세인 만큼 유관 사업자들이 모바일 사기 감지 인프라를 보다 고도화하는 데 투자를 확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길재식 금융산업 전문기자 osolgil@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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