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업체 훌루가 2분기 대규모 손실을 기록했다. OTT 치킨게임이 심화되는 양상이다.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훌루는 2분기 3억5700만달러(약 4200억원) 손실을 기록, 지난해보다 손실폭이 두 배로 커졌다.
연간 손실 규모는 15억달러(1조7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가입자 유치를 위한 마케팅비 지출 증가가 가장 큰 원인으로 분석됐다.
5월 기준 훌루 유료 가입자는 2000만 명으로, 이는 지난해 말보다 18% 증가한 수치다.
디즈니, 컴캐스트, 21세기 폭스가 올해 훌루에 투입한 자금은 15억달러로, 이는 지난해 10억달러보다 늘어난 금액이다.
디즈니는 2분기 실적보고서에서 “콘텐츠 제작 비용, 인건비, 마케팅 비용 증가가 손실 증가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훌루 지분 30%를 보유한 디즈니는 추가 지분을 확보해 'OTT 제국'을 구축할 계획이다.
디즈니가 21세기 폭스를 인수하면 디즈니의 훌루 지분은 총 60%가 된다.
디즈니는 폭스를 713억달러에 인수하기로 하고 6월 미 법무부 승인을 얻었으며, 지난 달 말 주주총회 승인까지 받았다.
디즈니는 훌루와 ESPN플러스, 신규브랜드 3대 서비스를 중심으로 OTT 사업을 전개할 방침이다.
내년 말 출시 예정인 신규브랜드는 어린이·가족 중심 스트리밍 서비스로 운영한다.
시장조사기관 포레스터의 짐 네일 연구원은 “디즈니의 강력한 지원은 훌루의 고속 성장을 이끌 것”이라면서 “자체 브랜드까지 나오면 디즈니 3대 스트리밍 서비스 가입자는 급격히 증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처럼 디즈니가 손해를 감수하고도 투자를 멈추지 않는 이유는 '플랫폼 비즈니스' 특성 때문으로 풀이된다.
승리자가 모든 것을 다 갖는 플랫폼 사업 특성상 초기 누가 사업 주도권을 잡느냐가 생존과 직결된다.
넷플릭스는 올해 80억달러를 콘텐츠 제작에 사용할 예정이며 아마존은 50억달러, 애플은 10억달러를 퍼붓는다.
이코노미스트는 “넷플릭스가 누적적자 85억달러에도 투자를 지속하는 건 '승자독식' 원리를 믿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김용주 통신방송 전문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