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데타 문건 공개, 1987·2017년 문건 유사? PD수첩 방송 앞둬

(사진=MBC 'PD수첩' 홈페이지 캡처)
(사진=MBC 'PD수첩' 홈페이지 캡처)

 
'PD수첩'에서 쿠데타 문건을 방송 최초로 공개한다.
 


14일 오후 방송되는 MBC ‘PD수첩’에서는 30여 년 간 비밀에 묻혀있던 '작전명령 제 87-4호' 기밀문서에 대해 파헤친다.
 
촛불시위가 한창일 무렵, 미국의 한 언론사는 믿기 힘든 기사를 실었다. 군이 위수령과 계엄령 발동을 검토한다는 내용이었다.
 
1년이 지난 지난달, 기무사 문건이 공개되면서 해당 기사의 내용이 일부 드러났다. 문건의 이름은 '전시 계엄 및 합수 업무 수행방안'. 평화로웠던 촛불집회 참가자들을 상대로 계엄령이 내려질 수 있었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었고 대한민국을 충격에 빠뜨렸다.
 
하지만 이에 대해 일부 군인들은 기무사의 계엄문건은 실행의지가 없는 개념 계획에 불과하다고 항변하고 있다.
 
제작진은 취재 도중 바로 군부대를 투입할 수 있는 '계엄 작전 명령' 문건을 입수했다. 이 문건은 2급 기밀인 '작전명령 제 87-4호'였다. 30여 년 간 비밀에 묻혀 있던 기밀문서를 'PD수첩'이 방송사상 최초로 공개한다.
 
'작전명령 제 87-4호'는 육군참모본부에서 작성한 후, 일선 전투부대에 하달된 문건이었다는 점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언제든 명령이 내려오면 실행될 준비가 된 실행 계획이었다.
 
당시 특전사 대원들은 출동준비를 하고 있었고, 특전사의 한 장교는 실제로 '연세대학교로 투입된다는 명령을 받았다'고 'PD수첩' 제작진에 밝혔다.

즉 명령만 떨어지면 작전 지역에 투입돼 시위 군중을 무력 진압해야 하는 군사명령이었던 것이다. 특히, '작전명령 제 87-4호'는 당시 육군본부가 아니라 계엄출동 부대에 전달된 것이었다. 이는 개념계획이 아니라, 바로 실행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작전명령 제 87-4호'는 공식 문서번호도 없고, 문서 전달도 공식 문서 수발 계통을 밟지 않고 특전사령관 등 일선 전투부대 사단장 등을 불러서 개별적으로 전달했다. 이는 법적 절차를 전혀 밟지 않고 군부대를 이동시키는 역모였던 것이다.
 
2017년 역시 기계화사단과 특전여단이 포함된 최정예부대가 전국으로 투입될 계획이 담겨있다. 1987년의 문건과 최근 공개된 2017년의 기무사 문건은 매우 흡사하다. 동원된 부대는 물론이고 공수부대의 투입 계획까지 거의 일치했다.
 
1987년 문건과의 유사성으로 볼 때, 2017 기무사 계엄문건은 단순한 개념계획이 아니라 구체적 실행을 전제로 한 계엄 문건이었음을 알 수 있다. 두 문건 사이엔 30년의 시차가 있고, 그 사이 대한민국은 민주주의 국가로 재탄생했지만 달라진 것은 없었다.
 
한편 쿠데타 문건이 공개되는 ‘PD수첩’은 14일 오후 11시 10분 방송된다.

 전자신문인터넷 김수정 기자 (kims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