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빛을 이용해 신호전달을 제어하는 '광스위치 단백질'을 다양한 물질에 적용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대응 물질마다 맞춤형 체계를 구축해야 했던 과거와 달리 하나의 기반 플랫폼을 여러 개 물질에 활용하는 기반을 구축했다.
한국연구재단(이사장 노정혜)은 김학성 KAIST 교수팀이 광 스위치 분자와 모듈형 'LRR 단백질'을 기반으로 다양한 물질에 광스위치를 적용하는 단백질 플랫폼을 설계했다고 27일 밝혔다.
이 기술은 기존에 활용이 제한적이던 '광스위치 단백질' 활용도를 높인 기술이다. 광스위치 단백질은 외부의 빛으로 세포 신호를 조절하는 단백질이다. 특정 시간대에 신호를 전달하는 것이 가능해 암세포 발달이나 신경세포 규명에 활용할 수 있다.
문제는 서로 다른 신호전달체계에 맞춘 단백질을 재설계하는 복잡한 과정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맞춤 구조에서만 단백질이 수용체와 결합해 신호 전달 제어가 가능하다.
최근에는 빛에 따라 형태가 변하는 화합물인 '광스위치 분자'를 단백질에 결합시키는 방법이 대안으로 나왔지만, 이 역시 단백질 종류마다 복잡한 과정이 필요해 활용도가 떨어졌다.
연구팀은 광스위치 분자를 'LRR 단백질'에 결합시키는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했다. LRR 단백질은 여러 개의 모듈이 일정 패턴으로 모인 '반복 구조'를 갖는다.
광스위치 분자를 모듈 사이에 결합하고 빛을 가하면 표적에 맞춰 결합하도록 모듈 성질을 제어할 수 있다. 결합력을 높이거나 낮춰 원래로 되돌릴 수도 있다.
연구팀은 이를 활용해 다양한 물질과 질병 유발인자에 적용할 수 있는 범용성 플랫폼을 구축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적용에도 성공했다. 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EGFR)에 대해 결합력을 조절하는 단백질을 개발, EGFR 신호전달을 빛으로 조절하는데 성공했다.
김학성 교수는 “다양한 광스위치 단백질을 개발하는 설계 기술을 정립했다”면서 “신호전달 제어 연구에 폭넓게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