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즈앱에 따르면, 6월 한달 국내 스마트폰 이용자가 유튜브에 머문 시간이 무려 289억분이다.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은 189억분, 대표 포털 네이버는 130억분에 불과하다.
국내 유튜브 앱의 월간 활성사용자(MAU)는 2924만명에 이른다. 한 달에 한 번이라도 유튜브에 접속한 이용자가 3000만명에 육박한다는 의미다. 1년간 유튜브 이용시간은 43% 늘었다. 반면, 카카오톡과 네이버는 각각 14%, 7% 줄었다.
동영상으로 범위를 좁히면 유튜브 점유율은 85.6%다. 2위 아프리카TV는 3.3%로, 비교가 불가능하다. 네이버TV는 2%다.
유튜브는 동영상뿐만 아니라 검색, 음원 스트리밍, 방송콘텐츠까지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유튜브는 단순 영상 플랫폼을 넘어 검색 포털로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현재의 유튜브 쏠림현상은 10여년 전부터 예고됐다. 2007년 시행된 인터넷 실명제와 저작권법 삼진아웃제는 국내 사업자에만 적용됐다. 국내 동영상 사이트 혹은 포털은 규제 준수를 위해 막대한 비용과 인력을 투자할 수 밖에 없었다. 반면, 유튜브는 무혈입성했다.
인터넷 실명제와 저작권법을 지키지 않으려는 이용자가 유튜브로 대거 이동한 것이다. 덕분에 실명제 도입 1년여 만에 유튜브는 동영상 페이지 뷰 수 1위를 차지했다.
물론 국내 업체 준비 부족도 문제다. 유튜브는 진입장벽이 낮다. 유튜브는 채널을 만들고 동영상을 올리는 데 제한이 거의 없다. 채널 개설과 동시에 동영상을 올릴 수 있다. 하지만 국내 한 포털은 채널을 개설하려면 구독자가 일정 수 있어야 한다. 승인받는 데도 한참이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도 마찬가지다.
국내 시장을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에 내준 지 오래다. 페이스북 이용자가 줄어든다고 해도 대부분 자회사 인스타그램으로 이동한다. 한때 국내 시장을 평정했던 싸이월드는 명맥만 유지하는 상태다. 이벤트와 예전 게시물 보여주기로 관심을 끌어보지만 앱 다운로드 수는 300만을 넘지 못했다. 실제 사용자는 더 적다. 암호화폐공개(ICO)로 반전을 노리지만 유사 플랫폼이 있어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
카카오톡이 장악한 메신저 시장에도 이상기류가 감지된다. 메신저에도 외산 바람이 거세다. 10대 이용자는 카톡보다 페이스북 메신저를 선호하고, 실제 이용도 늘고 있다.
와이즈앱에 따르면 5월 기준 국내 10대 페이스북 메신저 사용시간 점유율이 9.9%를 기록했다. 지난해 10월 8.1%에서 1.8%포인트 증가했다. 반면, 카카오톡은 87%로 부동의 1위지만 같은 기간 2.7%포인트 줄었다.
업계 관계자는 “네이버와 카카오의 부족한 면도 있겠지만 국내 규정에 제재를 받지 않는 역차별이 외산 플랫폼을 키운거나 마찬가지”라면서 “해외 업체에도 동일한 잣대를 들이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창선 성장기업부 기자 yud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