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산업기술 연구개발(R&D) 사업 기획·관리를 수행하는 '프로그램디렉터(PD)' 체계를 대폭 개편한다. 신산업 육성, 미래 에너지 전환,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한 산업·기술간 융합 확대에 초점을 맞춘다.
산업통상자원부는 국정과제 이행과 대내외 환경 변화에 대응해 프로그램디렉터(PD) 분야를 개편한다고 30일 밝혔다.
PD는 산업부 R&D 사업을 기획하고 과제수행 점검과 성과 관리 등 R&D 전주기를 관리하는 민간 전문가다. 2009년 제도 도입 이후 산업부 R&D 전담기관인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소속으로 초빙했다.
산업부는 기존 미래형 자동차 PD를 '전기수소차'와 '자율주행차(신설)'로 분리하고, 에너지신산업융합 PD를 신설한다. 신산업 R&D 투자 확대를 뒷받침할 기획·관리 역량 강화를 위해서다.
산업부는 신산업 R&D 투자 비중을 지난해 30%에서 2022년 50%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내년 5대 신산업 등 전략분야 투자 예산(정부안)은 1조1898억원으로 약 38%를 차지한다.
이와 함께 '신재생에너지융합' '청정화력' 분야 PD를 신설해 에너지 전환 정책 이행을 뒷받침한다.
산업부는 PD 개편에 따라 신설되는 자리와 임기 종료 예정인 PD를 신규 초빙한다. 자율주행차, 반도체, 의료기기, 첨단장비, 지식서비스, 신재생에너지융합, 에너지신산업융합, 청정화력, 스마트그리드, 태양광, 효율향상 등 11개 분야다. 이는 산업부가 운영 중인 총 29개 PD 분야 중 40%에 이른다.
산업부는 PD 전문성과 업무 효율 향상을 위한 제도 개선도 추진한다.
PD 업무 범위를 기존 예산을 활용한 기술분야별 R&D 과제기획 중심에서 차세대 지능형 반도체 개발사업과 같은 대규모 연구개발 사업기획까지 확대한다. 신규 연구개발 사업의 전략적 기획을 지원한다. 기획 과정에 다양한 산학연 전문가로 구성된 기획자문단이 공식적으로 참여하도록 한다. PD의 기획 단계별 참여 주체, 주요 의견 등을 공개하는 기획이력 관리를 통해 투명성도 강화한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응해 융합이 필수적인 분야에서는 관련 PD 공동 기획을 의무화한다. 전담기관 PD 지원인력을 확충하고, 성과가 우수한 PD는 장기간 근무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박건수 산업부 산업정책실장은 “PD는 전문성과 책임성을 기본으로 관련 분야 전문가와 협업해 융합 기획을 할 수 있는 연출 능력과 사업화 경험 등을 갖춘 현장형 전문가를 채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실장은 “신산업 중심의 핵심 R&D 사업을 기획해 기술 경쟁력을 강화하고 사업화 성과를 통해 산업 혁신성장을 견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임 PD 채용 공고 및 접수 기간은 31일부터 내달 21일까지 3주간이다. 신임 PD는 서류, 면접전형 등을 거쳐 11월 초 임명돼 3년간 업무를 수행한다.

양종석 산업정책(세종) 전문기자 jsy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