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은 “나에게 세상을 구하기 위한 1시간이 주어진다면 문제가 무엇인지 정의하는데 55분을 쓰고 해결책 찾는데 나머지 5분을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서 '문제'란 사전 상에서 다루거나 이해하기 어려운 대상 또는 일을 뜻한다. 우리는 어떠한 '문제'를 해결해야 할 때 대부분 곧바로 해결책을 찾기 위해 몰두한다. 그러나 미국 조지아대 마크 런코 교수는 아인슈타인과 같이 “어떠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분명하지 않은 문제를 식별하고 구조화하는 '문제 발견'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것은 잠재된 창의력 발현을 위한 훈련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디자인 싱킹에서 문제 해결의 전 단계로써 문제 발견을 위한 핵심은 '공감'과 '재정의'가 연속돼 이뤄지는 일련의 과정에서 드러난다. 이 가운데 '재정의'는 공감을 통해 파악한 다양한 정보를 문제 당사자에게 좀 더 의미 있고 실행 가능한 진짜 문제를 정의하는 단계다. 사람들이 진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찾고, 그들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가치를 재발견하며, 새로이 구성하도록 한다.
제대로 된 문제 '재정의'는 진짜 문제 해결을 위해 명확하고 올바른 방향으로 가는 이정표로써 중요한 역할을 한다. 어떻게 하면 문제를 제대로 정의할 수 있을까.
첫 번째는 새로운 생각의 틀을 만드는 것이다. 지난 기고에서 말한 디자인 싱킹의 핵심인 '공감'과도 연결된다. 필자는 '공감'을 해결 혁신 방안 도출을 위한 출발점으로 하여 '진심으로 현장에 있는 사람 중심 문제와 현실을 깊이 이해하는 과정'으로 표현했다.
진짜 문제를 정확히 알기 위한 총체 과정에서는 문제를 '문제'로 인식하는 당사자인 '사람 중심의 공감'에 연이어 사람들이 진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끈질기게 질문하고, 그들 생각의 틀에 맞춰 문제를 바라보는 태도와 관점이 필요하다.
두 번째는 진짜 문제와 필요한 가치를 재발견하는 것이다. '공감' 과정에서 우리는 다양한 분야 사람과의 협업·연구, 깊이 있는 현장 조사를 통해 진짜 문제를 재정의하기 위한 통찰력을 얻을 수 있다.
이는 POV(Point of View)를 통해 주로 표현된다. POV는 문제 대상자인 '사람'과 그들의 '요구 사항' 및 사람에 대한 '통찰력'에 초점을 맞추는 목표지향적 방식이다.
특정한 해결 방안 또는 서비스, 경험 또는 요구 사항을 충족시키는 방법을 최대한 배제하고 현재 상태를 뛰어넘는 해결 방안을 생각하도록 충분한 범위를 제공하는 데 초점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
세 번째는 문제를 재구성하는 것이다. 우리는 태어나면서부터 살아가는 하루하루 속에서 보고, 듣고, 느끼고, 경험하는 것을 통해 각자 생각의 틀을 만든다. 살아가는 시대와 문화, 주변 환경 등을 통해 우리가 생각하는 방식을 만들어 내고 때로 제한하기도 한다. 이 과정을 통해 각자 다양한 기준으로 문제를 재구성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서 나의 관점이 아닌 다른 관점으로 이동하고 질문할 수 있다는 것은 완전히 다른 통찰력을 끌어낼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기존과 다른 상상력 향상에 중요한 열쇠다.
우리는 4차 산업혁명 진행 속에서 다양한 산업 변환과 확장, 기존 방식을 뛰어넘는 기술 혁신에 직면했다. 기업은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생존을 위해 끊임없이 사업을 재구성하고, 빠르게 재정비해야 한다.
넷플릭스가 DVD 전달 사업에서 콘텐츠 전달 방식 재구성을 통해 세계 온라인 동영상 시장을 재편한 것처럼 아마존, 에어비앤비 등 문제 재정의를 통해 혁신 기업으로 변모한 사례는 많다. 단국대도 디자인 싱킹을 통해 SW·디자인 융합센터, 에듀AI센터 등 학생 중심으로 교육 환경을 재정의하기 위한 시도를 하고 있다.
아무리 대단한 사람이라 해도 문제를 잘못 인식했다면 진정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는 것처럼 반대로 이 시대를 살고 있는 수많은 전문가가 해결했다면 어떠한 '문제'도 이미 '문제'가 아닐 것이다. 오늘 당신이 경험한 문제는 무엇인가. 그리고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시작점을 어떤 관점으로 진짜 문제로 정의했는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기 바란다.
김태형 단국대 교수(SW디자인 융합센터장) kimtoja@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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