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라클, 내년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가동..韓 경쟁력 강화 시급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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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라클이 내년 초 한국 데이터센터를 가동한다. 아마존웹서비스(AWS), 마이크로소프트(MS)에 이어 오라클이 가세하면서 국내 클라우드 시장은 다국적 기업 전쟁터가 됐다. 대형 외국계 기업 공세에 대비한 국내 클라우드 기업 경쟁력 강화가 시급하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오라클은 최근 KT와 한국 데이터센터 설립에 착수했다. 오라클이 올해 초 한국 데이터센터 설립을 공식화한 지 6개월 만이다. 가동 목표는 내년 4∼5월이다. 업계 관계자는 “오라클이 KT, LG유플러스, 삼성SDS를 저울질하다가 KT를 사업자로 선정했다”면서 “KT 목동2센터 상면 임대 방식(부분 임대)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전했다.

오라클은 2월 한국 데이터센터 설립 의사를 밝혔다. 당시 마크 허드 오라클 사장은 “클라우드 사업 성장에 따라 글로벌 확장 전략을 적극 전개하겠다”면서 “한국을 포함해 주요 거점 지역에 자체 데이터센터를 확보, 클라우드 사업을 강화하겠다”고 표명했다.

오라클은 데이터센터 확보로 서비스형인프라(IaaS) 시장에 진출한다. 최근 자율 운영 데이터웨어하우스(DW) 등 클라우드 제품을 국내에 출시하며 제품군도 넓혔다.

공공, 대기업 등 클라우드 영업도 강화한다. 내년 초 1차 데이터센터 가동 후 하반기에는 2차 데이터센터 가동도 검토한다. 업계 관계자는 “오라클은 국내 데이터센터가 없다는 점이 약점이었다”면서 “데이터센터를 확보한 만큼 고객 확보에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뉴욕증권거래소에 걸린 오라클 상징물.
뉴욕증권거래소에 걸린 오라클 상징물.

오라클까지 데이터센터를 확보하면서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세계 1위 클라우드 업체 AWS는 2년 전 국내 데이터센터 문을 연후 삼성전자를 비롯해 제조, 금융, 게임 등 다양한 분야 대형 고객사를 확보했다.

업계는 AWS가 국내에서 연간 3000억원대 매출을 올리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MS는 지난해 초 국내 데이터센터 가동에 들어가는 등 국내 영업을 본격화, AWS와 게임·금융 등 분야에서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DBMS) 강자 오라클이 클라우드 DB 시장에 뛰어들면서 AWS, MS와 경쟁을 시작됐다. 최근 구글도 국내 데이터센터 설립을 타진하고 있는 등 국내 클라우드 시장에서 글로벌 기업 간 치열한 경쟁이 시작됐다.

잇따라 사업을 강화하는 외산 클라우드 서비스 속에서 한국 기업 경쟁력 강화가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최근 삼성SDS, LG CNS, SK주식회사 등 대형 정보기술(IT) 서비스 기업과 티맥스소프트 등 주요 소프트웨어(SW) 기업이 클라우드 서비스를 선보였다.

연간 수조원대 금액을 클라우드 연구개발(R&D)에 투자하는 다국적 기업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차별화한 서비스와 지원 인력 확보가 중요하다. 워크데이, 세일즈포스닷컴 등 글로벌 최대 서비스형소프트웨어(SaaS) 회사까지 국내에 진출하면서 다양한 클라우드 서비스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

김영훈 한국클라우드산업협회 부회장은 “최근 공공이 민간 클라우드 도입 확대 정책을 발표하면서 내년 국내 클라우드 시장이 열릴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외산 서비스에 시장을 내어주지 않기 위해 국내 기업도 전문 인력과 기술을 확보,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지선 SW 전문기자 riv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