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중심으로 감정까지 읽는 AI 만든다…삼성 케임브리지 AI센터 가다

마야 팬틱 교수가 삼성전자 AI 전략과 케임브리지 AI센터 역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마야 팬틱 교수가 삼성전자 AI 전략과 케임브리지 AI센터 역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다양한 제품으로 쌓은 사용자에 대한 이해는 인공지능(AI) 발전에 큰 기여를 할 것입니다.”

삼성전자가 런던에 위치한 삼성 유럽 디자인 연구소에서 개최한 간담회에서 AI분야 세계적 석학이자 삼성전자 케임브리지 AI센터 리더 중 한 명인 마야 팬틱 교수는 삼성전자가 AI 발전에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확신했다.

삼성전자는 2020년까지 모든 IoT 기기에 AI를 접목, 사용자에게 새로운 경험을 전달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에 맞춰 음성·소리인식, 로보틱스, 시각인식, 머신 러닝과 데이터 분석 등 다양한 분야에서 관련 요소 기술을 개발 중이다.

이를 위해 삼성전자 기존 삼성전자 22개 해외 연구소와 별도로 한국을 포함 미국(실리콘밸리), 영국(케임브리지), 캐나다(토론토), 러시아(모스크바) 등 기반 기술과 인재가 풍부한 5개 지역에 AI센터를 설립했다.

케임브리지 AI센터는 5월 22일 개소했고, 마이크로소프트 케임브리지 연구소장을 역임한 앤드류 블레이크 박사, 마야 팬틱 교수 등을 중심으로 AI 연구를 진행 중이다. 브리핑을 진행한 팬틱 교수는 얼굴·행동 분석을 통한 AI 기반 감정 인식 분야 세계적 석학이다.

마야 팬틱 교수
마야 팬틱 교수

삼성전자가 케임브리지를 거점으로 선정한 배경은 전통적으로 영국이 수학과 자연과학 등 기초과학에 대한 역사가 깊고 좋은 학교와 인재가 많아서다. 또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애플 등 주요 AI 관련 기업의 새 거점으로도 부상하고 있다. 케임브리지는 최근 새로운 스타트업이 많이 탄생하는 영국판 실리콘밸리로도 유명하다.

삼성전자 해외 AI센터는 최대한 서로 중복되지 않도록 연구분야를 정하고 상호 시너지를 내도록 노력 중이다. 케임브리지 AI센터는 '감정 인식'과 서버연결 없이 제품 내에서 AI 구현이 가능한 '온디바이스 AI' 등을 연구한다. 토론토 AI센터는 '시각인식' 실리콘밸리 AI센터는 '음성인식' 모스크바 AI센터는 '가상현실' 등이 주력 연구 분야다.

삼성전자 AI센터는 대학과 새로운 공동연구 장을 만들었다. 기존 기업은 저명한 교수를 기업으로 유치했지만 삼성전자는 대학에서 연구와 강의를 하면서 삼성전자와 협력하는 형태를 구축했다.

팬틱 교수는 “삼성은 석학이 대학에 있으면서 삼성과 함께 연구하는 시스템을 만들어 여러 대학과 공동 연구를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케임브리지 AI센터는 케임브리지 대학과 공동 연구 프로젝트,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에딘버러 대학과 인력·설비 등 연구 인프라 교류, 옥스퍼드·퀸메리 대학과 연구과제 지원 등 다양한 협력 프로그램을 만들어 학계 환영을 받고 있다.

마야 교수는 케임브리지 AI센터가 '인간 중심(Human Centric) AI'를 지향하며, 연구 분야는 △AI가 사람처럼 이해하고 상호 통신하는 '휴먼라이크 커뮤니케이션(Human-like Communication) △헬스케어 △머신러닝 △클라우드 없이 디바이스 자체에서 AI를 구현하는 온디바이스 AI 등 4가지라고 설명했다.

케임브리지 AI센터가 연구하는 기술이 상용화되면 사용자 표정만으로도 기기가 어떤 명령을 수행하길 원하는지 예측할 수 있으며, 냉장고가 스스로 식료품을 인식해 보관하고 있는 식품 리스트를 만들 수 있다. 예를 들면 삼성전자 제품을 사용하는 노인이 치매나 우울증 등의 질환에 걸릴 사전 징조를 파악해 본인과 가족에게 전달하는 것도 가능하다.

그는 “AI을 연구하는 다른 글로벌 기업과 달리 수많은 기기를 통해 직접 확보한 데이터를 연구할 수 있는 것은 삼성의 최대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케임브리지 AI센터는 삼성의 다른 AI센터와 함께 인간 중심 AI 기술을 보다 심도 있고 혁신적으로 연구한다”면서 “이를 통해 삼성의 다양한 제품이 보다 사용자 삶에 편리함을 주고 삼성전자 미래사업 발굴에도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런던(영국)=

권건호 전자산업 전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