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전장 사업 성장 속도…조기 흑자전환 기대

조성진 LG전자 부회장이 오스트리아 비젤버그에 위치한 ZKW 본사를 방문해 현지 임직원을 격려했다.
조성진 LG전자 부회장이 오스트리아 비젤버그에 위치한 ZKW 본사를 방문해 현지 임직원을 격려했다.

LG전자 자동차 전장부품 사업 실적이 ZKW 인수를 조기에 완료하고 연결 실적을 반영하면서 빠르게 개선될 전망이다. 전장부품 사업 고객을 꾸준히 늘리며 수주잔고를 확대한데다 ZKW 호실적까지 더해지기 때문이다. 전장부품 사업은 내년부터 확실한 흑자 사업부서로 전환하면서 성장동력으로서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9월부터 ZKW 실적을 연결 실적에 반영한다. 8월 3일 ZKW 인수를 완료함에 따라 종속회사로서 매출과 이익을 LG전자 실적과 연결하는 것이다.

ZKW 실적은 자동차부품(VC) 사업본부와 합치는 방법과 별도 계정으로 분리하는 방법 중 하나를 택할 전망이다. 삼성전자의 경우 하만을 인수한 후 별도 계정으로 분리해 발표한다.

LG전자가 ZKW 실적을 VC사업본부에 통합하면 VC사업본부 실적이 급격히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ZKW는 지난해 매출 12억6000만유로(1조6430억원)를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8%대다. 최근 5년간 연평균 20% 이상 성장한 것을 감안하면 올해 매출액은 2조원, 영업이익은 1500억원 내외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ZKW 실적이 연결매출로 잡혀도 9월 반영분은 크지 않다. 하지만 분기 실적에 온전히 반영되는 4분기에는 실적 개선폭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에서는 VC사업본부가 3분기 적자에 이어 4분기에 200억~300억원대 적자를 예상한다. 그러나 ZKW 연결실적 반영 결과에 따라 이 수치는 흑자로 돌아설 수도 있다.

ZKW 인수는 지표를 넘어 사업적인 시너지 효과도 기대된다. ZKW는 글로벌 완성차 업체를 대거 고객사로 확보하고 있어 VC사업본부도 고객 확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또 양사간 공동 기술개발도 속도를 낼 수 있다. 이미 자율주행 등 일부 분야에서 협력을 시작했다.

ZKW 인수 외에 VC사업본부 자체 사업도 꾸준한 성장세다. VC사업본부는 매년 매출을 확대하고 적자폭은 줄여왔다. 당초 올해 하반기 중 자체 사업만으로 흑자전환이 기대됐으나, 투자 확대와 신규 매출 지연으로 다소 미뤄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미래 성장성을 가늠할 수주잔고는 지속 확대됐다. VC사업본부 수주잔고는 2013년 10조원에서 올해 상반기 말 34조원으로 3배 이상 늘었다.

향후 VC사업본부는 전사 실적에도 큰 보탬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LG전자는 상반기에 가전을 담당하는 H&A사업본부와 TV 사업을 하는 HE사업본부를 양대 축으로 역대 최고 실적을 올 기록했다. 스마트폰 사업으로 부진을 겪는 MC사업본부와 지속적 투자로 적자인 VC사업본부가 전사 실적 상승에 부담이 돼 왔다. 하반기 VC사업본부가 실적을 개선하고, 내년부터 ZKW와 함께 큰 폭의 흑자까지 더하면 실적 상승에 날개를 달 것으로 보인다.

어규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2019년 VC사업본부 본업 매출액 약 4조원에 ZKW 연결에 따른 매출액 약 2조원으로 총 매출액 약 6조원 및 영업이익 약 1800억원을 달성한다면 단기간에 의미 있고 성공적인 인수로 평가 받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 LG전자 MC사업본부 실적 추이(단위:억원)

자료:전자공시시스템, 이베스트투자증권

LG전자, 전장 사업 성장 속도…조기 흑자전환 기대


권건호 전자산업 전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