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기업·정부가 인공지능(AI)을 통한 미래 일자리 변화에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양질의 새 일감이 창출되더라도 실업 양극화 문제를 극복하고, 소외계층에 대한 대안도 미리 마련해야 한다는 진단이다.
LG경제원구원은 '인공지능에 의한 일자리 위험 진단'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AI 기술 발전으로 새로운 산업이 탄생해 양질 일자리를 창출하더라도 한편에서는 실업 양극화 문제가 부각되면서 사회적 비용이 될 수 있다”면서 “AI에 의한 자동화 위험이 특정 직업이나 산업, 계층에 집중된 것도 앞으로 풀어야 할 중요한 도전 과제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LG경제연구원 보고서에서 AI로 인한 미래 일자리 변화를 앞두고 △개인 △기업 △정부가 고민해야 할 사항을 제안했다. 개인은 AI를 업무에 보완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직업 능력을 개발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역설했다. AI 발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남아 있을 인간 고유 능력은 향후에 더욱 귀한 자원이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다수 일자리가 자동화 위험에 노출돼 있다는 점은 부정할 수 없지만, 새로운 산업 수요에 맞게 직업 이동이 가능하다면 미래 일자리에 대한 우려는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기업은 AI 시대에 대응할 수 있는 유연한 조직 구조를 마련해 나갈 필요가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AI 기반 업무 자동화를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인력 구성과 배치가 필요하고, AI 활용에 필수적인 데이터 확보에 대한 고민도 선행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부는 고용환경 급격한 변화를 감안해 노동시장 안정성 제고에 나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보고서는 “정부는 산업 변화에 대응해 다양한 고용형태와 탄력적 인력운용이 가능한 유연한 노동시장을 마련함과 동시에, 취약계층 일자리 충격을 흡수할 수 있도록 재교육, 전직 지원, 고용 보험 등 사회안전망을 강화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 과학지 뉴사이언티스트에 따르면, 컨설팅 업체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가 향후 20년간 더 많은 일자리가 생길 것으로 예측했다. PwC는 AI 기술 발전에 따른 자동화의 잠재적 위험이 높은 일자리 점유율이 2020년까지 3%에 불과하다고 전망했다.
PwC는 “2037년까지 로봇과 AI로 인해 약 700만개 일자리가 사라질 것으로 예측된다”면서도 “하지만 생산 비용이 감소하고 지출이 늘면서 결과적으로 720만개 일자리가 새롭게 생길 것”이라고 내다봤다. AI와 로봇이 사람을 도와 최소 20만개 일자리를 늘릴 거란 전망이다.
국내에서는 AI를 활용한 직업 찾기 시스템이 등장하는 등 새 일감 창출 노력이 곳곳에서 등장하고 있다.
광주광역시는 최근 지방자치단체 중 처음으로 AI를 기반으로 하는 '잡매칭시스템'을 소개했다. AI가 최적 조건으로 구직자와 구인기업을 온라인에서 연결해준다. 구직자가 온라인에 지원서를 등록하면 AI가 개인 역량을 파악, 가장 적합한 직무를 찾아주는 식이다.
AI 잡매칭시스템은 과학적이고 공정한 평가를 받을 수 있어 구직자에게 공평한 일자리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기업 역시 직무에 적합한 우수인재를 선발할 수 있어 용이하다. 이는 AI 기술이 일감 창출에 기여하는 대표 사례로 손꼽힌다.
최재필기자 jpcho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