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명 '딱정벌레차'로 잘 알려진 독일 폴크스바겐의 소형차 '비틀'이 내년 중으로 단종된다고 로이터·블룸버그통신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폴크스바겐 미주본부는 "내년 7월 멕시코 푸에블라 공장에서 생산되는 모델이 마지막 비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비틀은 1930년대 나치의 아돌프 히틀러가 국민차 생산을 지시하면서 창립된 폴크스바겐의 대표작이다.
세계적으로 사랑을 받아오며 전후 독일 경제부흥의 견인차 노릇을 했지만, 줄곧 배기가스 문제 등에 발목이 잡혔다.
유럽에서는 1978년 비틀 생산이 중단됐고, 1997년부터는 멕시코공장에서 딱정벌레형 외관을 유지하면서도 내부를 새롭게 바꾼 '뉴비틀'로 변신해 미국 시장에서 인기를 끌었다.
폴크스바겐 미주본부도 성명에서 "수많은 애호가로서는 70여년 역사를 자랑하는 비틀 모델의 단종에 감회가 남다를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서면서 판매가 감소했고 최근엔 배기가스 조작 의혹인 이른바 '디젤 게이트'로 직격탄을 맞았다.
이번 조치는 비틀이 감성적인 향수를 자극하는 브랜드이기는 하지만, 새로운 시장 수요에 부응하기는 어렵다는 지적을 고려한 결정으로 보인다.
AFP통신은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를 비롯한 가족친화형 모델 또는 친환경 전기차 등으로 시장 수요가 이동하는 흐름을 고려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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