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제로페이, 세부 구축·운영방안 공개...무얼 담았나

[이슈분석]제로페이, 세부 구축·운영방안 공개...무얼 담았나

정부 주도 소상공인 전용 결제 서비스 제로페이 플랫폼 구축과 운영 세부 방안이 도출됐다. 그간 결제 방법과 정산체계, 사업참여 주체 등을 놓고 의견이 분분했다. 실제 구현 방식이 정부 주도로 나온만큼 이 같은 비판을 해소할지 주목된다.

금융결제원이 플랫폼 구축 개발사업자로 선정된 가운데 '제로페이 플랫폼 구축 및 운영방안'에 담긴 세부 내용을 공개한다.

◇4대 원칙 수립, 기술·서비스 표준 정립

여러 사업자 참여에 따른 비효율과 중복투자 해소를 위해 정부부처는 4대 기본원칙을 감안, 기술과 서비스 표준 마련에 착수했다. 우선 참여사업자별 QR키트를 비치해 혼란을 최소화하고 공통 QR코드를 도입한다. QR코드 외에 근거리무선통신(NFC)와 생체인증, 음파방식도 구현하기로 했다. 표준에 부합되는 모든 결제 사업자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구현한다. 다양한 결제·정산, 취소·정산 프로세스 표준 13개를 개발하고 결제사업자가 운영 중인 서비스에 추가 개발하는 방안도 포함된다.

사업주체별 역할도 명확히 했다.

우선 결제 사업자는 민간사업자 주도로 자사 앱을 활용 결제서비스를 제공한다. 현금영수증 발행 업무도 맡는다. SPC(운영사)를 별도로 지정해 공동가맹점 관리, 소상공인 확인 등 제로페이 공동 업무를 수행한다. 정부는 기술, 서비스 표준을 마련해 제공하고 소득공제와 제로페이 활성화 진흥을 지자체와 연계 시행한다. 아울러 법·제도적 규제정비와 간접지원을 추진한다.

지자체와 함께 QR키트 보급 등 가맹점 모집을 지원한다. 이를 위해 내년 정부예산안에 간접지원방안 예산을 편입시켰다. 제로페이에 참여하는 지자체도 별도예산을 편성 중이다.

◇파격 활성화 방안 추진

시장에서 제기한 제로페이 가장 큰 우려는 사용자 유인책이 약하다는 점이다. 소득공제 40%외에 이렇다 할 인센티브나 파격적 혜택이 없다는 비판이 제기된 바 있다. 이를 불식하기 위해 정부는 금융위원회와 협의해 신용결제 기능을 탑재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교통카드나 하이브리드 체크카드와 비슷한 30만원 한도에서 신용결제가 가능하도록 하는 것이다. 실제 은행권, 금융위와 조만간 협의에 착수한다.

사용자와 가맹점을 늘리기 위한 전략도 수립했다. 중국 알리페이, 위쳇페이를 제로페이와 연동하는 작업이다. 조만간 이들 두 중국 사업자와 협약을 통해 공동 QR를 연동하는 방안을 확정한다. 연 한국을 찾는 중국관광객 600만명을 흡수하겠다는 것이다.

온누리상품권 등 각종 지역 상품권과 문화상품권까지 제로페이 포인트 전환을 지원하고 공무원 복지포인트 일부와 공공기관 업무추진비를 제로페이로 해결하는 내용도 추진키로 했다.

그 외에 특정일에 제로페이로 결제하면 10% 내외 할인 혜택과 강력한 포인트 적립을 해주는 프로모션 강화 방안도 포함했다.

◇주요 쟁점 사항

정부 세부 실행방안이 나왔지만 크게 두 가지 해결과제가 상존한다. 결제 수수료율과 민간 결제사업자와 협업 방식이다.

제로페이는 중소벤처기업부와 서울시 주도로 추진됐지만 결제 우대 수수료율을 놓고 일부 정책 수정이 있었다. 이번 문건에는 정부 지원과 원가분석 등을 감안할 경우 소상공인 대상 수수료는 평균 0.5% 이내로 책정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시됐다. 다만 특정 구간은 원안대로 0%로 적용하되 소상공인 이외 점포에 대해서는 1% 이내에서 자율로 결정하자는 제안이다.

계획을 수립한 금융결제원은 “소상공인에 대한 세부 수수료율은 추후 확정해 공지할 예정”이라며 “지속성 확보를 위해 은행, 간편결제사업자, 소상공인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합리적 방안을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민간 결제 사업자와 협업 문제도 일부 균열이 일어났다. 은행 이체수수료를 면제하기로 했지만 입금(정산)수수료와 충전(펌뱅킹) 수수료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가 최대 난제다. 은행은 입금 수수료 면제는 검토가 가능하지만 충전 수수료까지 면제는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충전 금액이 제로페이로 실제 사용될지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소상공인 대상 0%대 수수료 실현을 위해서는 은행 수수료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이를 위해 금결원이 이체수수료 최소화를 위한 새 모델을 수립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르면 이달 실제 운영을 위한 제로페이 범 사업추진 TF가 운영된다. 중기부, 금융위, 서울시, 제로페이 SPC, 관련 민간사업자 등이 모두 참여한다.

길재식 금융산업 전문기자 osolgi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