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K·현대차·LG 등 4대 주요 대기업과 쏘카 등 정보기술(IT) 기업 인사가 18~20일 평양에서 열리는 남북정상회담에 특별수행원으로 참석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회담에서 경제인과 함께 '한반도 신경제지도'를 어느 정도 그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2018 남북정상회담 평양 준비위원장인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16일 청와대 춘추관 브리핑에서 “이번 정상회담 일정에는 통일·외교·국방 장관 등 공식수행원 14명과 정치·경제·사회·문화·시민사회 등 각계각층 인사 52명으로 구성된 특별수행원 등 총 200여 명이 동행한다”고 밝혔다.
4대 주요 대기업 인사로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최태원 SK회장, 구광모 LG회장, 김용환 현대자동차 부회장이 문 대통령과 동행한다. 현대자동차를 제외하고는 총수가 간다. 정의선 현대자동차 총괄수석부회장은 윌버 로스 미 상무부장관 등과 무역확장법 232조 협상 면담이 예정돼 불참한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과 최정우 포스코 회장, 신한용 개성공단기업 협회장, 이동걸 한국산업은행 총재, 코레일 및 한국관광공사 등 남북협력사업 관련 기업대표도 방북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재웅 쏘카 대표, 장병규 산업혁명위원장 동행도 눈에 띈다. 임 실장은 “이번 회담에서 IT 분야 경제인의 역할이 있어야 한다는 조언이 있었다”며 쏘카 대표의 동행에 대해 '새로운 경제의 상징'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경제인 동행 규모는 총 17명이다. 방북인원이 당초 예상보다 줄면서 경제인 참여 폭도 축소됐다. 이들은 리용남 경제담당 내각 부총리와 면담하는 일정 등이 예정돼 있다.
임 실장은 “정부도 비핵화가 잘 진행되고 남북관계 잘 진전되면 '평화가 경제다', '경제가 평화다'라고 생각한다”며 “정상회담을 계기로 정부가 추진해 온 '한반도 신경제구상' 또한 앞당겨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들 경제인은 문 대통령의 '남북 경제공동체 구상' 등을 논의하는데 기여할 전망이다. 대북 제재가 유효해 운신의 폭은 넓지 않다. 단기 협력사업을 확정짓기 보다는 남북 경협 미래 청사진을 그리고, 투자·협력 기회를 타진할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에서는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 이정미 정의당 대표가 동행한다. 지방자치단체와 접경 지역을 대표해 박원순 전국시도지사협의회 의장과 최문순 강원도지사가 함께 간다.
공식 수행원은 서훈 국가정보원장, 강경화 외교부 장관, 조명균 통일부 장관, 송영무 국방부 장관,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 김재현 산림청장 등이다. 임 실장과 장하성 정책실장은 동행하지 않고 국내 현안에 대응한다.
임 비서실장은 “문 대통령은 남북 정상회담이 남북 관계를 개선, 발전 시켜나가고 비핵화를 위한 북·미간 대화 촉진 등을 가져오는 계기가 되길 바라고 있다”며 “또 남북간 긴장과 전쟁 위험을 완전히 종식시키는 것을 바라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 특별 수행원으로 중학교 3학년 김규연 양과 대학생 이에스더양이 포함됐다. 김규연 양은 북에 있는 큰할아버지께 보낸 손 편지가 공개돼 국민에게 큰 감동을 준 점이 감안됐다. 이에스더양은 통일부 대학생기자단으로 활동하고 있다.
가수 지코와 에일리, 유홍준 교수, 차범근 감독, 현정화 감독 등 문화 체육 예술계 관련 인사도 방북단에 포함됐다.
한편 이날 오전 우리측 선발대는 육로로 방북했다. 서호 청와대 통일정책비서관을 단장으로, 선발대에는 문 대통령의 평양 내 동선과 정상회담 사전준비 등을 맡을 의전·경호 실무진, 취재와 생중계를 진행할 언론 취재진 등 80여명이 포함됐다. 문 대통령은 18일 공군1호기를 타고 서해직항로로 방북한다.
성현희 청와대/정책 전문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