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낸스 한국 진출 계획과 국내 가짜 사이트 논란 등에 대해 본사 경영진이 직접 입을 열었다.
테드 린 바이낸스 해외시장 총괄(Head of International Markets)은 본지 기자를 만나 “한국 지사를 세우게 된다면 제주도를 선택지 중 하나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바이낸스는 내년 한국 상륙을 목표로 하고 있다. 국내 마케팅 담당자를 채용했으며, 홍보 담당자와 소비자 커뮤니티 담당자는 구인 중이다.
바이낸스를 알리고자 15일 제주도 서귀포시에서 제주스타트업협회와 한국 최초 밋업을 개최했다. 호텔이나 콘벤션센터가 아닌 관광단지 내 카페에서 진행하며 눈길을 끌었다.
서울이 아닌 제주도를 택한 배경에 대해 “제주도는 상업화와 관광요소 균형을 잘 갖춘 곳”이라며 “서울 같은 대도시의 오성급 호텔이 아닌 곳에서 행사를 함으로써 한국 사용자와 가깝고 친근하게 교류할 수 있었고, 제주도에 대한 좋은 인상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다만, 한국지사 설립 계획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부연했다. 그는 “우리에겐 180개국 사용자가 있는데 그 중 한국은 중요한 시장”이라면서도 “(한국 진출에 필요한) 인력은 채용했거나 채용 중이지만, 지사를 세우는 것은 따로 고려할 문제”라고 밝혔다.
바이낸스가 국내에서 상표권 문제를 겪은 것을 감안, 바이낸스 한국법인은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최근 '바이낸스 코리아'라는 법인이 실제 바이낸스 홈페이지 사용자 인터페이스(UI)를 본 딴 사이트를 개설, 소비자 혼란을 초래했다. 바이낸스와 무관한 개인이 특허청에 '바이낸스'라는 상표를 등록하기도 했다.
테드 린 총괄은 “'바이낸스 코리아'는 가짜”라며 “우리는 한국에 회사를 등록하지 않았다”고 단언했다. 이어 “세계적으로 바이낸스 브랜드로 회사를 설립하거나 URL에 '바이낸스'를 넣은 홈페이지를 개설하는 일이 많다”며 “(국내에서) 상표권 문제가 발생한 것을 인식하고 있으며 법적 절차를 밟고 있다”며 경고했다.
업비트-비트렉스 모델처럼 국내 거래소와 제휴 계획이 있는지에 대해서도 '없다'고 일축했다. 그는 “협업사 도움 없이 우리 스스로 밋업 등을 통해 고객에게 다가서는 게 낫다”며 “유동성과 거래량, 고객 중심 커뮤니티라는 강점은 한국 시장에서도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바이낸스만의 경쟁력으로는 커뮤니티 기반 접근법을 꼽았다. 그간 바이낸스는 글로벌 CS 창구로 텔레그램을 택했지만, 최근 국내 소비자를 위해 네이버 블로그와 카카오플러스친구를 오픈했다. 카카오플러스친구에서는 입금, 출금, 로그인, 상장, 입·출금 지연, 2단계 인증 등에 대한 안내를 받을 수 있다.
테드 린은 “모든 나라에 진출할 때 그 나라 사람이 자주 사용하는 메신저가 무엇인지 보고 거기에 (CS를) 적용한다”며 “우리가 텔레그램을 쓴다고 해서 고객이 그리로 오게 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한편, 상장 수수료에 관해서는 “낼지 안낼지, 그리고 얼마를 낼지는 전적으로 (상장을 원하는) 프로젝트 팀에게 달려있다”며 “수수료 금액도 프로젝트별로 다르며, 내고 싶은 만큼만 내면 된다”고 말했다. 지난달 바이낸스는 암호화폐 상장 수수료로 400BTC를 요구한다는 논란에 휘말린 바 있다.
제주 서귀포시=
함지현기자 goh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