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정상이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구현 공동 목표라는 난제를 두고 세 번째 마주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어깨가 매우 무겁지만 한가위 선물로 풍성한 결과를 남기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주변지역 정세가 안정되고, 더 진전된 결과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18일 오후 3시 45분 조선노동당본부 청사에서 정상회담을 열고 비핵화 담판에 나섰다. 2박 3일 평양 일정 가운데 첫 정상회담이다.
올해 들어 세 번째 남북 정상회담이다. 살얼음판을 걷고 있는 북·미 관계 탓에 회담장엔 긴장감이 감돈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오전 환영행사와 달리 회담 모두발언 현장은 생중계되지 않았다. 남측에서는 서훈 국가정보원장,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배석했다. 북측에서는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 김영철 부위원장이 참석했다.
두 정상은 회담 모두발언에서 평양 회담에 대한 기대감을 짧게 표했다. 김 위원장은 “문 대통령의 지칠 줄 모르는 노력 때문에 북남 관계, 조미 관계가 좋아졌다”며 “역사적 조미대화 상봉의 불씨와 조미상봉 역사적 만남은 문 대통령의 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사의를 표했다. 그러면서 이번 회담에서 더 진전된 결과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평양 시내를 오다 보니 평양이 놀랍게 발전돼 있어 놀랐다”며 “어려운 조건에서 인민의 삶을 향상시킨 김 위원장의 리더십에 경의를 표하며 기대하는 바가 크다”고 말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8000만 겨레에 한가위 선물로 풍성한 결과를 남기는 회담이 되길 바라며, 세계인에게 평화와 번영 결실을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두 정상은 이날 4·27 '판문점 선언' 추진 상황을 하나씩 점검하고 향후 추진계획을 집중 논의했다. 연내 목표로 한 '종전선언' 계획안도 협의했다. 전날 문 대통령이 강조한 '항구 평화' 구축이 이와 직결되는 의제다. 다만 종전선언 열쇠를 거머쥔 미국을 설득해야 하는 만큼 북한의 비핵화 관련 추가 조치도 복합 논의돼야 한다.
문 대통령은 19일 예정인 2차 회담까지 북한 비핵화 관련 의미 있는 진전을 끌어내는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회담 결과물이 공동 선언이나 합의문으로 발표될 지는 미지수다. 선언문이 아닌 공동 기자회견으로 대체될 가능성도 있다. 이 자리에서 김 위원장이 직접 비핵화 추가 조치를 발표한다면 평양 회담은 의미 있는 성과를 올린다.
문 대통령 부부와 수행원은 정상회담 이후 평양시 역전동 대동강변 평양 대극장에서 삼지연 관현악단 공연을 관람했다. 이어 중구역 소재 북 고위 간부와 외국 고위 인사 대상 주요 연회장인 목란관에서 환영만찬을 가졌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 마련된 프레스센터 브리핑에서 “김 위원장이 평양에서 정상회담을 연 것은 오늘이 처음”이라면서 “공항 영접도 외국 정상회담 사례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환대였다”고 설명했다.
성현희 청와대/정책 전문기자 sunghh@etnews.com
·평양공동취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