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정상회담]남북 동·서해선과 도로 연결 연내 착공

남북 철도와 도로 연결을 위한 공사가 연내 시작된다. 철도·도로는 경제 교류·협력을 위한 가장 기본 인프라다. 판문점 선언 합의에는 없었던 구체적 착공 시기를 언급함으로써 실질적인 교류를 위한 초석을 다졌다.

문재인 대통령은 19일 평양 백화원영빈관에서 '9월 평양공동선언'에 서명한 후 “남북 겨레 협력을 증진하고 민족경제 균형발전을 위한 실질적 대책을 만들기로 했다”면서 “남북은 올해 안에 철도와 도로 연결을 위한 착공식을 가질 것”이라고 밝혔다.

1차 정상회담 후 발표한 판문점 선언에서는 동해선 및 경의선 철도와 도로를 연결하고 현대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평양회담에서는 착공시기를 올해 안으로 명확히 함으로써 경제 협력을 한 단계 진전시켰다는 평가다.

문 대통령은 지난 8·15 경축사를 통해 남북 경제공동체 토대가 될 철도·도로 연결사업에 대해 “올해 안에 착공식을 갖는 것이 목표”라고 언급했으며, 그 의지가 이번 평양공동선언에 그대로 담겼다.

그동안 정부는 대북제재로 인해 철도·도로 연결 및 현대화 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내 착공으로 시기를 못박은 것은 대북제재와 관계없는 남측 부분부터 단계적으로 추진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서둘러 착공하기 위해 판문점선언에서 언급한 '현대화' 부분을 뺀 것도 이러한 이유로 해석된다. 북한 철도·도로 현대화를 위해서는 대북제재 문제를 해결해야 할 뿐만 아니라 조사·설계·예산확보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철도는 경의선이 지난 2003년, 동해선은 2005년 연결됐으며, 2007년 12월부터 1년간 경의선 도라산∼판문역 구간에서 화물열차가 운행하기도 했다. 도로는 2007년에 문산에서 개성까지 새로 고속도로를 정비했다.

국토교통부는 최근 국회 업무보고에서 동해선 철도 남측 단절 구간과 경의선 고속도로 남측 구간 연결을 위한 사업 절차를 하반기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동해선 남측 구간인 강릉∼제진(104.6㎞) 구간과 경의선 고속도로 남측 구간인 문산∼개성(11.8㎞) 구간 연결 사업이 필요하다. 동해선 철도 남측 구간은 2조3490억원, 경의선 도로 남측 구간은 5179억원의 예산이 소요될 전망이다.

우선적으로 철도와 도로를 연결한 후 현대화 작업은 대북제재 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이 된 후 추진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 철도는 상당히 노후화된 상태로, 운행을 위해서는 부품이나 장비 교체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대북제재가 선결적으로 해제돼야 한다. 문제는 이 시점이 유동적이라는 점이다. 대북 문제가 해결된다고 해도 북측 구간에 대해서는 실질적인 조사를 벌여야 하기 때문에 연내 착공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문보경 정책 전문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