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 베트남 법인(SEMV)은 '막내 법인'이다. 삼성전기 해외 법인 중 가장 최근인 2013년 9월 설립됐다. 카메라 모듈과 인쇄회로기판(PCB)을 생산한다.
삼성전기 베트남 법인은 실적 에선 '막내'가 아니다. 2017년 말 기준 1조4000억원을 달성, 해외 법인 중 가장 큰 매출을 거뒀다. 1조4000억원은 본격적인 가동이 시작된 2015년 실적보다 네 배 이상 증가한 금액이다.
신영우 삼성전기 베트남 법인장은 “제조 법인이긴 하지만 개발과 제조가 분리되지 않고 본사와 베트남이 유기적으로 협력하는 체계가 구축됐다”면서 “베트남 진출 전부터 전략적으로 준비해 빨리 안정화가 됐다”고 말했다.
개발은 본사가, 제조는 해외 법인에서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 거리만큼이나 업무가 철저히 분리된 체계다. 삼성전기 베트남 법인은 다르다. 현지서 채용된 베트남 엔지니어가 초기 단계서부터 개발에 참여해 본사와 제조 간 간극을 줄인다.
일례로 설계에선 이상 없던 제품이 제조 과정에서 문제가 생기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 때 본사 인력이 제조 현장으로 출장을 가 수정하고 개선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삼성전기는 초기서부터 개발에 참여해 전문 지식이 있는 현지 엔지니어 통해 즉각 대응이 가능하다. 삼성전기 베트남 법인에는 현지 인력으로 구성된 다수 엔지니어가 있다. 설립 초기서부터 전략적으로 준비했다.
신 법인장은 “최근 제품 개발 프로세스는 본사와 제조 현장 구분 없이 동시 진행되기 때문에 제조법인에서도 우수 인력이 필요하다”면서 “삼성전기 베트남 법인은 설립 때부터 본사와 같이 우수 인력을 확보하기 위한 준비를 했고 현재 신제품 기획 시 디자인과 일부 프로세스를 제외한 대부분 과정에서 본사와 동시에 개발할 수 있는 능력을 확보했다”고 강조했다.
베트남 엔지니어 장점은 무엇일까. 신 법인장은 “스펀지와 같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하려는 일에 의지가 강하고 기술을 배우는 데 흡수력이 빠르다”면서 “발전하고 성장하려는 의욕이 강해 잠재력이 높다”고 말했다.
삼성전기 베트남 법인은 삼성전자와 같은 단지 내 있다. 최대 고객사와 같은 공간을 쓰며 밀착 지원하는 셈이다. 물류가 절감되고, 신속한 거래처 대응이 가능해 빠르게 성장했다.
윤건일 전자/부품 전문기자 ben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