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박 3일간 평양정상회담에서 양국 정상 못지않게 이목을 집중시킨 것은 지근거리에서 보좌하는 참모다. 정의용 국가안보실장과 김여정 북한 당 중앙위 제1부부장은 일정 전반을 총괄하는 동시에 협상 과정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하면서 존재감을 나타냈다.
판문점 정상회담에 이어 평양에서도 단연 존재감을 뽐낸 인물은 김여정 부부장이다. 정상회담 내내 동분서주하면서 정상회담 전반의 실무와 의전을 동시에 챙겼다. 검은 치마 정장 차림에 머리를 단정하게 올려 묶고, 끈 없는 검은색 사각형 가방을 들고 뛰어 다니는 모습은 카메라에 수 없이 포착됐다.
사실상 이번 정상회담도 김 부부장 손을 거치지 않은 곳이 없다는 분석이다. 정상회담 첫날인 18일 문재인 대통령 전용기가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하기 전 김 부부장은 공항 곳곳을 다니며 의장대와 경호원을 총괄 점검했다. 문 대통령 부부 영접을 위해 공항에 나온 김정은 국무위원장 부부를 보좌하며 분주히 움직였다. 문 대통령 부부를 환영하는 각종 꽃다발도 김 부부장이 지근거리에서 모두 넘겨받아 챙기는 모습도 눈길을 끌었다. 각종 환경, 참관 행사를 포함해 남측 방문단과 소통도 김 부부장이 맡아 1인 4역을 소화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 정상회담 전반을 총괄하면서 성과 도출에 숨은 공신이 됐다. 정 실장은 문 대통령이 가장 신뢰하는 외교안보 참보다. 대북 특사단장 자격으로 방북해 평양정상회담 성사를 이끌었다.
이번 정상회담에서도 실질적인 합의를 이끄는데 큰 역할을 했다. 18일 오후 진행된 남북 정상회담에서 우리측은 문 대통령과 정 실장, 서훈 국가정보원장이 배석했다. 북측은 김 위원장, 김 부부장, 김영철 당 중앙위 부위원장이 자리했다.
정 실장과 김 부부장과는 40살 이상 차이가 난다. 행사 둘째 날 정상회담에 앞서 두 사람이 나란히 서서 이야기 하는 모습도 포착됐다. 역사적인 평양정상회담에 숨은 주역 2인방의 역할도 컸다.
[전자신문 CIOBIZ] 정용철 의료/바이오 전문기자 jungyc@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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