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자 취향을 1200개로 세분화하는 넷플릭스에 맞서 SK텔레콤이 인공지능(AI) 추천기술을 도입한다. 인간 뇌를 모방한 첨단 추천기법으로 '한국의 넷플릭스'가 되겠다는 전략이다.
SK텔레콤은 '인공지능(AI) 미디어 추천기술'을 개발하고 연내 상용화한다고 27일 밝혔다. 옥수수와 IPTV(B tv)에 순차 적용한다. 일부 기술은 이미 옥수수에 적용했다.
개인 시청 이력을 파악해 이용자 취향에 맞는 영화나 드라마를 추천해주는 시스템을 고도화했다.
'순환신경망 모델(RNN·Recurrent Neural Network)'을 활용해 추천 정확도를 높였다. 인간 뇌가 과거 정보를 기반으로 새로운 정보를 받아들인다는 점에 착안한 기술로 시청 이력 분석에 탁월하다. 넷플릭스 등 세계적 기업이 사용한다.
이종민 SK텔레콤 미디어기술원장은 “세계적 기업이 사용하는 추천 알고리즘”이라면서 “넷플릭스와 같거나 그 이상 기술을 확보했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자연어 분석 기술을 활용해 콘텐츠를 추천한다. 언론이나 인터넷에 노출된 다양한 기사나 평론, 댓글을 분석해 특정 콘텐츠와 연관성이 높은 작품을 추천하는 방식이다.
시청 이력 파악이 손쉬운 모바일 옥수수에는 미디어 추천기술을 즉시 적용한다. 온가족이 이용하는 Btv는 우선 각 이용자가 고루 좋아할 만한 콘텐츠를 추천하고 향후 개인인증을 통해 개인화 수준을 높이기로 했다.
이 원장은 “Btv가 보유한 주문형비디오(VoD) 콘텐츠만 16만개에 달할 정도로 '콘텐츠 스모그 시대'에 살고 있다”면서 “양질 콘텐츠를 고르고 추천하는 기능이 갈수록 중요해질 것”이라고 기술 도입 배경을 설명했다.
이용자가 원하는 장면을 골라 보여주는 '장면 검색(Scene Discovery)' 기술도 도입한다.
좋아하는 배우가 나오는 장면만 보여주거나 키스장면, 식사장면, 쇼핑장면 등 장면 검색이 가능하다.
예를 들어 키스장면을 검색하면 AI가 주인공 얼굴을 인식해 두 사람이 동시 등장하는 장면을 추출하고 다시 키스 상황으로 보이는 장면을 골라준다.
영상 시작과 끝 부분을 건너뛰고 중심 내용만 볼 수도 있다.
미디어 추천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SK텔레콤 미디어기술원과 AI기술 유닛, SK브로드밴드가 힘을 합쳤다. AI가 영상 수천 편과 이미지 수백만 장을 익혔다.
국내외 2500명 이상 유명 배우와 인물, 입맞춤·결혼식·춤·식사·번지점프 등 50여 가지 상황, 계절, 유명장소, 배경음악 등을 인식할 수 있다.
현재 개발 중인 자막, 감정, 대사를 인식하는 기술까지 완성하면 장면 검색 정확도가 더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이 원장은 “음악을 듣다가 영상을 추천하거나 영상을 보다가 쇼핑을 추천하는 등 '교차 추천'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면서 “2020년까지 영상, 음악, 커머스를 교차 추천하는 '미디어 패밀리 사업'을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김용주 통신방송 전문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