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과 미국이 간 비핵화 실무협상을 재개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북측 요청에 따라 다음달 방북하기로 했다. 2차 북미정상회담이 가시권에 들어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보낸 두 통의 친서를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뉴욕에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의 회담 뒤 가진 기자회견과 유엔 안보리 이사회 기자회견에서 김 위원장 친서를 연이어 소개했다. 친서를 직접 내보이며 “역사적이다, 감명 깊다”라고 표현했다. 친서에는 비핵화에 대한 김 위원장 의중이 담겼을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과 시간 싸움(Time game)을 하지 않겠다. 북한의 비핵화 시한이 2년, 3년이 걸려도 상관없다”고 밝혔다. 북미협상을 총괄하는 폼페이오 국무장관에게도 시간싸움을 하지 말라고 지시했다고 전했다. 비핵화 시간표를 정해놓고 시간에 쫓기듯 추진하는 것 보다 비핵화 의지와 진정성이 중요하다고 봤다.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날 주재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에서 “김 위원장은 평화와 번영을 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사실상 김 위원장이 제시한 트럼프 대통령 임기 내(2021년 1월) 비핵화를 받아들인 것으로 풀이된다. 친서에 대한 화답이기도 하다. 다만, 제재 완화에 대해서는 “비핵화가 일어날 때까지 기존 유엔 안보리 결의를 시행해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4차 방북도 확정됐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유엔총회 참석차 뉴욕에 있던 리용호 북한 외무상과 만난 뒤 이 같은 내용을 공개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리 외무상과의 회동 직후 트위터에 “긍정적인 만남을 가졌다. 2차 북미정상회담과 비핵화를 위한 다음 단계 등을 논의했다”고 강조했다.
헤더 나워트 국무부 대변인은 폼페이오 장관 방북과 관련해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에서 정상 간에 이뤄진 약속이행에 관련한 추가 진전을 이루고 2차 북미정상회담을 준비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추가 진전'은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북한의 비핵화(FFVD)'가 포함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 측이 북한의 친서와 폼페이오 장관 방북 요청에 적극 화답한 데는 북한의 추가 비핵화 조치에 어느 정도 만족했고, 또 북한이 요구하는 종전선언에 대해서도 긍정적 입장으로 돌아선 것으로 관측된다.
폼페이오 장관은 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종전선언에 대한 서명이 이뤄질 것이냐는 질문에는 “예단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성현희 청와대/정책 전문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