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칼럼]웹툰산업 발전과 불법복제의 상관관계

[콘텐츠칼럼]웹툰산업 발전과 불법복제의 상관관계

웹툰이라는 단어는 인터넷을 의미하는 '웹'과 만화를 의미하는 '카툰'의 합성어다.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만들어졌다. 웹툰 산업은 초창기에 네이버, 다음을 필두로 한 포털사이트에서 이용자 모집과 트래픽 증대를 목적으로 한 무료 서비스로 출발했다. 2013년부터 레진코믹스를 시작으로 여러 유료 전문 웹툰 사이트가 나타나는 과정을 거치면서 명실상부 하나의 산업으로 인식되기에 이르렀다. 이제는 우리나라 콘텐츠 산업의 중요한 축으로서 올해 8800억원 규모의 시장으로 성장이 예상된다. 물론 아직은 우리나라 웹툰이 세계 시장에서 주요 한류 콘텐츠로 자리 잡았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앞으로 괄목할 성장과 함께 또 하나의 효자 산업으로 발돋움할 잠재력이 큰 콘텐츠이자 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우리나라 웹툰 산업 성장과 세계화를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이 있다. 그 가운데 하나가 웹툰 불법 복제다.

웹툰 불법 복제는 사실 최근 문제가 아니다. 얼마 전 실형을 선고받은 허 모씨 등이 운영하는 밤토끼 사이트 등과 같이 웹툰 불법 복제물을 유포하는 사이트들은 점점 기업화되고, 웹툰 불법 복제물을 이용해 수억원의 불법 광고 수익을 얻고 있는 사이트도 생겨나고 있다. 수개월에서 수년 동안 웹툰 작가 창작물이 도용당하는 것은 물론 웹툰 작가 생계와 웹툰 플랫폼 회사 수익성 악화, 웹툰 생태계 파괴까지 우려된다. 웹툰 불법 복제는 저작권 침해 행위를 넘어 웹툰 산업 존속을 위협하는 기업형 경제 범죄 수준에 이르고 있다.

사실 우리나라에서 불법 복제로부터 안전한 콘텐츠 산업은 없다. 과거 우리나라 PC 패키지 게임 산업의 경우 불법 복제 문제로 산업 자체가 고사됐다. 현재는 우리나라에서 PC 패키지 게임을 개발하는 회사는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다. 기존 출판만화 시장 역시 불법 스캔으로 심각한 타격을 받았다.

웹툰 산업도 불법 복제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기업형 불법 복제 웹툰 유포 사이트로 심각한 위협을 받는 상황에 이르렀다. 다행히 불법 복제 웹툰 유포 사이트가 존재하는 힘든 상황 속에서도 창작 활동을 지속하고 있는 수많은 웹툰 작가와 정상으로 건전하게 웹툰을 소비하고 있는 독자들 덕분에 웹툰 산업은 아직 유지되고 각광받는 산업으로 인식되고 있다.

그러나 현실은 참담하다. 많은 웹툰 플랫폼 회사가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이 지속된다면 세계로 진출해 한류의 한 축을 담당할 수 있는 웹툰 산업이 PC 패키지 시장처럼 고사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더 이상 웹툰 불법 복제를 좌시할 수 없는 상황에서 올해 초부터 정부 당국의 적극 지원 아래 불법 복제 웹툰 대표 사이트인 '밤토끼'가 폐쇄되고, 운영자가 실형 선고를 받은 것은 주목할 만한 성과로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불법 복제는 한순간에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앞으로도 수년 동안 지속해서 관심을 기울여서 적극 단속하고 검거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뿐만 아니라 불법 복제 웹툰 사이트를 빠르게 발견해서 접속을 차단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

이를 위해 현재 방송통신심의위원회만이 보유하고 있는 접속 차단 조치 권한을 저작권보호원에도 부여하고자 하는 저작권법 개정안의 빠른 국회 통과 및 시행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웹툰 이용자의 저작권 보호 인식 강화와 교육이 절실한 상황이다.

웹툰 불법 복제와의 전쟁은 이제 시작이다. 이 전쟁에서 승리하지 못한다면 웹툰 산업은 고사하거나 대폭 위축될 수밖에 없다. 작가들 생계가 위협받고 웹툰 산업에 종사하고 있는 수많은 종사자들 일자리가 없어질 수 있다. 웹툰 산업이 더욱 성장하고 한류 콘텐츠의 한 축으로서 한국 콘텐츠 산업의 우수성을 알릴 수 있도록 웹툰 불법 복제 문제에 대한 정부 당국의 적극 대응과 웹툰 콘텐츠를 이용하는 많은 독자의 관심이 지속되기를 기원한다.

정민수 레진엔터테인먼트 법무팀장 jms78@lezh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