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이 곧 기업이미지이자 브랜드" 반도체 장비로 세계적 디자인상 수상한 '세메스'

반도체·디스플레이 장비 기업인 세메스가 세계 3대 디자인상 중 하나인 레드닷디자인어워드를 수상했다. 일반 소비자 대상 제품이 아닌 반도체 장비로 디자인상을 받은 건 국내 매우 드문 경우다. 세메스의 남다른 디자인 경영 철학이 빛을 발한 것으로 보인다.

세메스는 '2018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에서 산업디자인 콘셉트 부문 최우수상인 '베스트 오브 베스트 상'을 받았다고 1일 밝혔다. 세메스는 반도체 후공정 차세대 프로브 설비인 '셈프로(SEMPRO)'로 수상의 영예를 안았으며, 지난달 28일 싱가포르에서 시상식을 가졌다.

프로브(Probe)는 반도체 패턴 웨이퍼의 전기적 특성 검사를 위해 테스터와 연결되는 설비다. 수상한 세메스의 프로브는 흰색 외관에 파란색으로 포인트를 준 것이 특징이다. 세메스가 삼성전자의 자회사인 만큼 설비에도 삼성을 상징하는 파란색을 활용한 것으로 보인다.

"디자인이 곧 기업이미지이자 브랜드" 반도체 장비로 세계적 디자인상 수상한 '세메스'

반도체 장비 업체가 디자인상을 받은 건 국내 최초다. 장비 업계는 성능을 우선시하는 경향이 강해 디자인은 상대적으로 소외됐다.

그러나 세메스는 달랐다. 김용식 세메스 대표는 “제품 디자인에서 회사의 기업이미지(CI)와 브랜드아이덴티티(BI)가 드러난다”며 디자인 경영을 강화했다.

설비를 봤을 때 회사가 떠오를 정도로 명확한 특징과 정체성이 있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디자인 경쟁력 강화를 추진한 것이다.

회사는 기술과 성능을 향상시키는 일 외에도 외부 디자인 전문가와 함께 성능과 구조에 맞춰 디자인을 개선하고 발전시켰다.

세메스 관계자는 “디자인 개발비만 해도 상당한 금액이 투자됐다”고 전했다. 레드닷디자인어워드는 세메스의 그간 노력이 인정받은 결과물이다.

조수진 세메스 상무는 “국내 반도체 장비업체로는 최초로 상을 받게 돼 매우 뜻깊게 생각한다”며 “향후 반도체 장비시장에서도 설비성능 향상뿐만 아니라 디자인 측면에서도 우수한 신개념 설비를 지속해서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레드닷 디자인상은 iF 디자인상, IDEA 디자인상과 함께 세계 3대 디자인상으로 평가받는다. 독일 노르트하임 베스트팔렌 디자인센터가 주관하며 매년 분야별 수상작을 결정한다.

세메스는 지난해 업계 최초로 매출 2조원을 돌파한 회사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전공정 핵심 장비에 사업을 집중해 2025년 글로벌 톱5 진입을 목표하고 있다.

디자인을 맡은 신정아 디자인유노 대표(왼쪽 두번째)와 조수진 세메스 상무(왼쪽 세번째)가 수상 후 레드닷 관계자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제공: 세메스)
디자인을 맡은 신정아 디자인유노 대표(왼쪽 두번째)와 조수진 세메스 상무(왼쪽 세번째)가 수상 후 레드닷 관계자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제공: 세메스)

윤건일 전자/부품 전문기자 ben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