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맵택시'가 인공지능(AI)을 활용한 택시 배차, T맵 이용한 최적 경로 안내 등을 앞세워 업계 1위인 '카카오T(카카오택시)'에 도전한다.
카카오T가 '카풀(승차공유)' 진출을 노리는 사이, 주 영역인 '택시' 서비스 강화를 위해 ICT 기술을 도입한 것. SK텔레콤은 내년 상반기 T맵 전자지도 정보를 탑재한 T맵택시를 출시하고, 모빌리티 서비스 강화에 나선다.
3일 SK텔레콤에 따르면 T맵택시는 지난 6월 개편 서비스 오픈 이후 가입자 숫자가 매월 20~30%가량 성장하고 있다. 실제 이용에 대한 지표가 되는 콜 호출량도 기존 앱보다 평균 3배 이상 많아졌다.
SK텔레콤은 지난해 11월부터 T맵택시 전용 개발실을 마련하고 자체 개발에 나섰다. 카카오T가 장악한 택시 앱 시장에서 T맵택시 영역을 넓히기 위해서다. 최근에는 조직도 서비스플랫폼사업부와 AI리서치센터 통합한 'AI센터'로 이동해 ICT와 교통 빅데이터를 활용한 서비스도 구축하고 있다.
T맵택시는 이번 개편의 1차 목표를 이용자 저변 확대를 두고 있다. 현재 택시 앱 시장은 카카오T가 독점에 가까운 상황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택시기사 중 96%가 카카오T를 이용하고 있다. 반면 T맵택시는 이용자 숫자가 아직 100만이 안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새로운 T맵택시는 AI를 활용한 배차·호출 서비스를 주요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배차의 경우 AI가 택시기사의 이동경로, 주요 호출 장소·목적지 등을 분석해 '공차(空車)' 시간을 최소화시켜준다. 승객에게는 AI가 목적지와 주변 택시 기사를 분석해 대기 시간을 줄여준다. 또 T맵 정밀지도 데이터를 이용해 호출 장소의 역방향·정방향에 대한 정보까지 제공한다. 최적 경로를 이용해 승객 이동 시간 절약도 돕는다.
T맵택시 관계자는 “택시 기사의 경우 하루 평균 운행의 30%가량을 공차로 다니는 것을 줄여준다”고 말했다.
AI 음성인식 비서 '누구(NUGU)'를 활용한 서비스도 강점이다. T맵택시의 경우 승객이 탑승하면 T맵으로 전환되고, 기존 T맵 부가 서비스를 모두 이용할 수 있다.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T 출범 이후 택시 기사가 주행 중 목적지 입력을 위해 전방을 주시하지 않으면서 발생하는 교통사고가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T맵택시의 경우 음성으로 목적지 입력이 가능해 이와 같은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
T맵택시는 내년 상반기 T맵을 내장한 2차 서비스 개편도 준비한다. 이때는 T맵, T맵택시, T맵 대중교통을 모두 포함한 교통 플랫폼 앱으로 확대 강화한다. 다만 카풀, 승차공유 등 부가적인 서비스에 대한 진출 계획은 마련하지 않았다. 당분간 택시 서비스에 집중해 인지도와 시장 점유율을 높이는 것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카카오T가 카풀 진출로 택시조합과 갈등을 빚는 사이, T맵택시는 조합과 수익성 재고를 위한 서비스 협력을 맺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여지영 SKT T맵택시 개발 총괄 상무는 “택시 사업자와 상생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우선이고, 미래 모빌리티 전략에서 T맵택시의 역할은 장기적으로 재고해야 한다”면서 “내년 2차 T맵을 심은 '원앱' 전략이 실행되면 T맵택시에 대한 대대적인 변화가 나타날 것”이라고 밝혔다.
류종은 자동차/항공 전문기자 rje31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