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악화일로를 걸으면서 중국이 미국산 원유 수입을 전면 중단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로이터통신이 4일 보도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중국 국유기업인 자오상쥐 에너지운수(CMES)의 셰춘린 대표는 전날 홍콩 글로벌 해운포럼 연례회의에 참석해 이 같은 사실을 밝혔다.
셰 대표는 “우리는 미국에서 중국으로 원유를 운송하는 주요 운수업체 중 하나”라면서 “(무역전쟁) 이전까지는 사업이 순조로웠지만, 이제 전면 중단됐다”고 밝혔다.
이어 “불행하게도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은 일어났고, 이는 운수사업에 확실히 좋지 않다”고 덧붙였다.
로이터는 전문 기관 자료를 인용해 미국산 원유의 중국 운송이 9월부터 중단됐다고 전했다.
미국은 지난 2016년부터 중국에 원유를 수출했으며, 미국의 대중 원유수출 사업은 지난 2년간 빠르게 성장했다.
미국의 대규모 관세 부과에 중국은 보복 관세로 맞섰지만, 원유는 관세 부과 대상에 포함하지 않았다. 에너지 수입 비용이 증가할 경우 중국 내 산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까 우려해서였다.
하지만 무역전쟁이 장기화하고 양국 갈등이 격화하면서 중국은 미국의 중요한 수출품이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장려하는 에너지 부문에서 미국에 타격을 주려는 의도를 드러내고 있다.
중국 정부가 지난달 18일 발표한 3차 대미 보복 관세 목록에 액화천연가스(LNG)가 포함돼 미국산 LNG에는 10% 추가 관세가 적용됐다. 지금껏 중국 정부는 수입 LNG에 20% 관세를 매겼다.
겨울 난방철이 다가오는 가운데 미국산 LNG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면 난방비 등 서민 물가가 올라 중국에도 적지 않은 부담이 될 수 있다.
심각한 대기 오염 문제 해결에 공을 들이는 중국 정부는 가정용 난방 등에 오염물질 배출이 많은 석탄 대신 청정 에너지인 LNG 사용을 장려하는 추세다.
에너지 분야로 무역전쟁 전선을 확대한 것은 중국이 고통을 감수하면서까지 상대방에게 타격을 주려는 의도를 드러낸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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