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플랫폼 구글 어시스턴트가 스마트홈에 맞게 진화하고 있다. 음성과 터치를 조합해 부족한 부분을 메우는 식이다. 스마트홈 연동 기기 제어 기능이 개선되면서 국산 AI 플랫폼과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4일 구글에 따르면 구글 어시스턴트가 최근 업데이트를 마치고 4일 공개됐다.
새로워진 구글 어시스턴트는 버튼이나 터치 화면을 통해 연동하는 가전기기를 보다 정밀하게 제어할 수 있다. 음성만으로는 미세한 제어나 충분한 정보 획득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스마트폰 디스플레이가 보조수단인 셈이다.
예를 들어 “조명을 밝게 해줘”라고 음성으로 명령하면 조그 다이얼이 스마트폰 화면에 뜬다. 사용자가 다이얼을 돌려 원하는 만큼 조절하면 된다. 원하는 밝기가 될 때까지 말할 필요 없다.
구글 측은 “어시스턴트의 모든 상호작용 절반이 음성과 터치를 포함하기 때문”이라며 “손과 음성을 모두 사용하면서 작업이 더 쉬워졌다”고 설명했다.
현재 구글 어시스턴트로 제어 가능한 가전은 5000개가 넘는다. 단순히 가전기기를 켜고 끄는 것 외에 정교한 명령도 가능해졌다. 음성 정보 전달에 그치는 경쟁 제품과 달리 스마트홈 허브 역할로 손색이 없다는 평가다.
구글 어시스턴트가 디스플레이 기능을 강화한 이유는 최근 선보인 '스마트 디스플레이'를 염두에 뒀다는 분석이다. 음성만으로 부족한 정보나 제어 기능을 제공, '스마트 디스플레이'를 보다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새로운 기능은 '액션 온 구글'에서 가져다 쓸 수 있다. 액션 온 구글은 어시스턴트 개발자 플랫폼으로 2016년 12월 공개됐다. 아마존 스킬처럼 액션 온 구글을 활용해 개발자들은 구글 어시스턴트를 기반으로 원하는 기능을 구현할 수 있다.
하드웨어 제조사가 제품에 구글 어시스턴트를 적용할 수 있도록 구글 어시스턴트 내장 SDK도 제공한다. 스마트폰에 앱을 설치하듯 필요한 기능을 적용할 수 있다.
구글 어시스턴트는 앞서 거실 TV에도 손을 뻗쳤다.
구글 어시스턴트를 탑재한 셋톱박스나 안드로이드TV면 음성으로 필요한 기능을 이용할 수 있다. 화면 밝기나 음량 조절 등 TV 제어는 물론 유튜브와 구글포토, 번역 기능도 쓸 수 있다. 보고 싶은 장면이나 순간을 얘기해도 구글 어시스턴트가 해당 영상이나 사진을 유튜브와 구글포토에서 찾아 보여준다.
국내서는 LG유플러스와 CJ헬로, 딜라이브 등에서 가능하다. KT스카이라이프도 지원할 예정이다.
반면 국내AI스피커 업체는 한 발 늦었다. 연동기기도 적고, 대부분 신규 아파트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액션 온 구글같은 개발자 플랫폼도 준비 중이다.
ICT 업계 한 관계자는 “구글은 강력한 가전기기 연동 기능을 무기로 스마트홈 시장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면서 “최근에는 신세계와 SSG 카드를 만들면 구글홈 미니를 무료로 제공하는 등 스마트홈 핵심인 인공지능 스피커 보급에도 속도를 낸다”고 말했다.
유창선 성장기업부 기자 yud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