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회사 상장 폐지 건으로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와 사기 혐의를 마무리 지은 지 일주일도 지나지 않아 증권당국을 조롱하는 트윗을 올렸다.
머스크는 4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Shortseller Enrichment Commission(공매도강화위원회)가 엄청난 일을 하고 있다”면서 “명칭 변경은 매우 중요하다”고 올렸다.
공매도강화위원회는 SEC(Securities and Exchange Commission)를 가리키는데, 일부러 단어를 잘못 쓴 것이다.
머스크는 평소 공매도 세력들이 거짓 선전을 퍼뜨리고 테슬라 주가를 떨어뜨리려 한다면서 여러 차례 비난해왔다. 증권당국이 공매도 세력을 돕고 있다고 공개적으로 비꼰 셈이다.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머스크가 SEC와 사기 혐의를 두고 합의한지 일주일도 안 돼 다시 싸움을 걸었다고 보도했다.
머스크는 지난달 테슬라를 상장 폐지하겠다는 트윗을 올렸고, 이 사안을 조사한 SEC로부터 투자자를 기만한 혐의로 지난 주 고소를 당했다. 고소 이틀 만에 고액의 벌금을 내고 머스크가 이사회 의장직에서 내려오는 조건으로 합의를 했다.
머스크가 꺼져가는 논란에 다시 불을 지핀 셈이다.
머스크는 이에 그치지 않고, 40여분 뒤에 트위터상 누군가에게 "오타 없이, 공매도강화위원회를 자극하지 않고도 관심을 끌 수 있는 소셜팀이 필요하다"고 썼다. 그는 "오타가 심해서 미안하다. 이건 용서할 수 없는 일이다"면서 "왜 그들은 자신들의 미션에 화가 났을까. 그들이 하는 일인데“라고 또 다시 빈정거리는 트윗을 남겼다.
WSJ은 머스크는 사회적 관습과 권위에 거부하는 캐릭터로 주목받아왔던 점을 지적했다. 그는 테슬라의 충돌 사고를 조사하던 정부 조사관과 공개적으로 반목을 일으켰다. 또 석유와 가스산업을 맹비난하고, 경쟁 자동차 회사들을 비웃었던 사례를 상기시켰다.
그러나 사기죄로 기소되고 머스크를 테슬라 이사회 의장직에서 제외시킨 증권당국을 상대로 공개적으로 조롱하는 것은 다른 문제라고 지적했다.
머스크와 SEC의 합의 내용은 아직 연방 판사가 검토 중이다. 법원으로부터 승인을 받지 못 한 상황에서 그가 뒤늦은 불만을 터뜨린 것이다.
머스크는 트위터에 또 누군가가 남긴 "법원은 이 무례한 공격을 무시해야 하고, SEC는 부끄럽게 생각해야한다"는 트윗에 '좋아요'를 눌렀다. 테슬라 대변인은 답변을 피했고, SEC도 논평을 내놓지 않았다.
WSJ은 규제 전문가들 의견을 통해 머스크의 트윗이 합의안이 파기될 수 있는 잠재적 위험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합의안이 유효할 수 있도록 SEC는 머스크 활동에 추가적 제약을 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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