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 통신서비스 사업자가 재난안전통신망(이하 재난망)에 사활을 걸었다. 당초 예상과 달리 A·B·C 사업에 3사가 모두 제안, 3개 사업구역 전체에서 혈투가 불가피해졌다.
재난망 본사업 제안서 접수 마감 결과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가 각각 A사업구역(대전, 세종, 충남, 대구, 경북, 제주, 서울), B사업구역(강원, 광주, 전북, 전남, 경기), C사업구역(충북, 부산, 울산, 경남, 인천)에 제안서를 제출했다.
당초 사업자별로 2개 지역에 집중할 것이라는 예상은 빗나갔다. 경우에 따라 한 사업자가 3개 사업을 독차지할 수 있는 가능성이 생겼다. 한번에 9000억원 규모 구축·운영 사업을 수주할 수 있다는 의미다.
통신 3사는 12일경(잠정) 조달청에서 A·B·C 사업 제안발표를 각각 같은 시간에 한다. 공정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다. 사업별 우선협상대상자는 이르면 당일 저녁이나 다음 날 오전에 발표될 전망이다.
심사위원은 효율적 전국망 설계와 커버리지 확보, 장기 운영 역량 등을 살핀다. 한정된 예산으로 음영지역을 최소화해야 하는 만큼 각사가 그동안 이동통신 사업에서 쌓은 역량을 사업 계획에 얼마나 녹여내느냐가 관건이다.
통신사는 남은 기간 협력사와 함께 심사위원 공감을 이끌어내기 위한 발표 준비에 한창이다. 가장 치열한 접전이 예상되는 곳은 A사업구역이다. 사업 규모(4026억원)가 가장 크고 운영센터(서울·대구) 설치가 포함된 만큼 사업 주도권을 쥘 수 있다.
A사업에는 시범사업 당시 보급한 단말 2496대 대개체 사업이 포함돼있어 주목해야 한다. 당시엔 불가능했던 미션 크리티컬 푸시투토크(MCPTT) 지원 단말을 기반으로 새로 설치하는 망과 단말 간 연동테스트가 진행된다. 기술력과 노하우 확보 기회다.
사업 수주를 위해 통신사는 제조사, 정보통신공사업체, 감리업체, 중소 시스템통합(SI) 업체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단말 전문업체와 중소 솔루션 업체 등 물품공급업체와도 손을 잡았다. 그룹사별 대형 SI 업체의 후방지원도 이뤄지고 있다.
기지국은 통신 3사 모두 삼성전자와 노키아 장비를 제안했을 공산이 크다. 100% 삼성전자 장비로 제안하기에는 가격 부담이 크기 때문에 노키아 장비를 일정 비율로 조합해 제안했다는 후문이다.
단말(무전기)은 삼성전자와 사이버텔브릿지, 모토로라(이상 스마트폰형)와 에이엠텔레콤(무전기형) 제품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제안한 것으로 보인다. 모토로라 단말은 서울지하철 2호선에 도입되며 공공안전망에 승선했다. 하이테라를 비롯한 중국 단말이 제안됐는지도 관심사다.
행정안전부는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후 이르면 이달 말 본사업에 착수할 방침이다. 재난망 본사업은 2018~2020년까지 구축, 2019~2025년까지 운영이 핵심으로 단말과 기지국 임차료까지 총 사업규모는 1조7000억원이다.
안호천 통신방송 전문기자 hca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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