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고가 사회 문화 트렌드로 다시 자리 잡았다. 과거 명작 영화나 드라마 리마스터링부터 8090 리메이크와 레트로 음악 활성화, 와이드팬츠·레오파드 패션 유행 등 문화 전반에 걸친 복고열풍이 꾸준히 성장 중이다. IT 영역에서 복고바람도 뚜렷하게 나타난다. 하드웨어(HW) 기술 발전에 따른 첨단화된 서비스와 함께 대중의 눈높이와 감성에 맞는 복고적 특색이 두드러진다.
문화와 IT의 중간자적 특색을 띠는 게임분야는 최신기술에 기반을 두고 과거 인기 IP를 접목, 스마트 대중의 복고성향을 충족시키는 모습이다. '컬처 에센스'에서는 모바일 분야를 중심으로 게임 속 스마트 복고 열풍 현주소를 살피고 의의와 발전방향을 다룬다.
◇모바일 게임 복고열풍, 리니지·포트리스 등 인기작품 컨버전 및 스핀오프 등 윤곽
게임 속 복고 열풍은 PC온라인 자체는 물론 모바일과 가상현실(VR) 등 대중 접점이 큰 최신 기술영역까지 다방면에 걸쳐서 나타난다. 모바일 영역은 '1인 1스마트폰' 시대가 만들어낸 대중접점 확대로 과거 '1인1PC' 시절만큼 '게임홍수'가 나타나는 가운데, 복고를 접목한 다양한 방식의 게임들이 트렌드를 형성한다.
모바일 영역에서 복고게임 트렌드는 △인기 온라인게임 모바일 컨버전 △복고게임 IP(지식재산권)의 스핀오프 이식 등의 형태로 나타난다. 인기 온라인게임 모바일 컨버전은 과거 인기 온라인RPG를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다. 리니지는 1998년과 2003년 각각 2D·3D 형태로 출시된 뒤 소위 '국민 RPG'로 불릴만큼 전성기를 누렸던 온라인 게임이다.
게임은 2000년대 중반 다수 경쟁작과 캐주얼게임 인기가 두드러지며 차츰 설 자리를 잃었으나, 최근 원저작자인 NC소프트가 넷마블과 함께한 모바일 컨버전으로 '리니지 2: 레볼루션(2016)', '리니지 M (2017)', 스핀오프작 '리니지 레드나이츠(2016)' 등 재탄생돼 제2의 전성기를 맞이했으며, 뮤(MU)와 라그나로크 등 동시대 인기작 모바일 컨버전을 이끌어냈다. 최근 비공개 포커스 그룹테스트(FGT) 소식으로 화제를 모은 '포트리스M'는 모바일 컨버전 새로운 흐름이다.
2000년대 초반 국민게임으로 손꼽혔던 2D 온라인 슈팅게임 '포트리스'를 원작으로 하는 포트리스M(개발사 CCT, 운용사 에이프로젠헬스케어앤게임즈)은 2010년도 출시됐던 'SBS 포트리스3 모바일'과는 다른 고사양 환경을 토대로 기본 게임패턴과 UI를 그대로 이식하면서도 최신 트렌드에 맞는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게임은 곧 리니지 시리즈만큼의 전성기와 함께 RPG 이외의 장르 성공으로 완벽한 복고게임 트렌드를 정립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복고게임 IP(지식재산권) 스핀오프는 온라인 게임 시스템을 모바일에 적용하는 컨버전형 게임과는 달리 인기 IP를 자유롭게 변환하면서 다양한 형태의 게임으로 등장한다.
더 킹 오브 파이터즈·철권·사무라이 쇼다운 등 대전 격투게임 IP를 활용한 모바일 RPG 또는 캐릭터수집 게임은 스핀오프의 좋은 예다. 이들 스핀오프 모바일 RPG는 현재까지도 꾸준히 시리즈물로 등장하는 아케이드 게임의 과거 시리즈 속 주요 캐릭터와 스토리를 RPG 형식으로 재구현한 모습으로 등장한다. 이는 곧 IP자체가 갖는 인지도는 물론 최신 인기장르인 RPG의 맥을 동시에 가져가며 대중의 관심을 끄는 한편, 장르를 넘어선 다양한 IP활용을 구상하는 계기로서도 많은 의의를 갖는다. 이 밖에 과거 무협지나 소설, 만화 등 스토리와 캐릭터를 원작으로 구현된 모바일게임은 게임계 주요 콘셉트 중 하나이자, 대중의 복고 분위기를 환기할만한 인기 게임으로 등장한다.
모바일게임 속 복고열풍은 인기게임 컨버전과 스핀오프 등의 트렌드 속에서 국내 다수 대중을 사로잡으며, 점차 확산되는 추세를 보인다. 게임개발사 임종환 CCT 대표는 “모바일 게임계에서 인기게임 컨버전과 스핀오프 등 복고 트렌드는 과거 명성에, 최신 그래픽과 인터페이스 최적화를 덧붙여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라며 “이런 추세는 앞으로도 많은 모바일게임에서 대중의 향수를 자극하는 다양한 모습들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말했다.
◇디바이스 보편화·경쟁력 확보·사회문화 트렌드 힘입은 모바일게임, 복고행렬 이어갈 듯
모바일게임에서 부는 복고트렌드는 컨버전, 스핀오프 등 과거 인기작을 토대로 새롭게 탄생하는 게임 인기로 드러난다. 복고흐름 배경에는 게임 주요 소비층의 확대·경쟁력 확보 목적의 인지도 선점 등 이유가 있다.
먼저 수요층 확대는 스마트 디바이스 보편화에 근거한다. 스마트폰은 1020세대뿐만 아니라, 30~60대까지 폭넓은 보급률을 드러내는 가운데, 보편적인 스마트라이프와 함께 전 국민의 게임유저화를 만든다. 특히 스마트폰이 전화·문자 수발신만 가능했던 피처폰을 넘어 PC나 노트북 등에 뒤지지 않을 접근빈도와 고사양을 갖추면서, 게임 주요 소비층인 청년세대를 넘어 기성세대까지 게임계로 유입시켰다.
이는 청년세대 기호에 맞는 감각적인 변화와 함께, 기성세대의 향수를 불러일으킬 수 있을만한 게임 출현을 유도했다. 이렇듯 리니지·포트리스 등 국민게임의 모바일 이식부터 다양한 모바일 복고게임 열풍은 단순히 게임 환경 변화뿐만 아니라 이를 즐기는 수요층 확대 변화에 발맞춘 것이라 할 수 있다.
또 최근 모바일게임 복고강세는 경쟁력 확보 관점으로도 이해할 수 있다. 스마트폰 OS 중 하나인 안드로이드는 원작자인 구글 소스코드 무료공개에 힘입어, 라이프부터 게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종류의 어플 서비스를 제공한다.
특히 게임 분야는 대중 수요도가 가장 빈번한 문화IT 융합 영역인 탓에, 스타트업부터 대기업까지 무수히 많은 종류의 기업이 전격적으로 뛰어들어 수많은 콘텐츠를 생산해낸다. 이 과정에서 소비자를 공략할 킬러콘텐츠 존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이 발생해 가장 쉽게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과거 인기IP에 접근하는 것이다. 기존 인기 작품이라는 날카로운 잣대로 더욱 어려운 평가를 받는다는 점에서 소위 '양날의 검'으로 불리지만, 초기 인지도 확대와 잔존율이 중요한 모바일 게임시장에서 기본 스토리라인과 IP의 친근함으로 지속적인 플레이를 이끌어낼 수 있다는 점이 경쟁력으로 인식되며 모바일 게임계의 복고바람을 유도한다.
이외에 불경기 속에서 과거의 향수를 떠올리고픈 대중 심리와 함께 등장한 사회문화적 복고트렌드도 이유다. 서두에 말했듯 패션·뷰티·K팝 등 다양한 문화영역에서 '레트로'라는 단어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복고바람은 게임 소비층과 업계 자체를 자극하며, 복고 콘텐츠의 수요·공급을 이끌어내고 있다. 모바일 게임계에 부는 복고바람은 디바이스 보급에 발맞춘 수요층 확대와 경쟁력 확보, 사회문화적 이슈 등 크고 작은 이유가 반영돼, 과거 작품의 모바일 이식이나 스핀오프 등 여러 형태로 등장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게임은 문화예술과 IT, 사회트렌드를 반영한 종합 산물이자 대중접근도가 가장 높은 문화콘텐츠 중 하나로, 여타 분야 이상으로 대중의 성향을 짙게 파악할 수 있음은 물론 융합요소가 변함에 따라 민감하게 반응하는 유행 척도이기도 하다. 게임 분야는 다양한 주체의 인식 확대와 경쟁력 확보 등으로 복고 분야에 머무를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어떤 콘텐츠가 세대 공감을 이끌며 트렌드로 주목받을 지 관심이 쏠린다.
박동선 전자신문엔터테인먼트 기자 dspark@rpm9.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