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다면평가·연가저축제 시행…떨어진 사기 끌어올린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직원조회에서 조직 사기진작 방안을 발표했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직원조회에서 조직 사기진작 방안을 발표했다.

공정거래위원회 실무 직원들이 과장 이상 직원에 대해 다면평가를 한다. 공정위 직원은 '연가저축제'를 활용, 5년마다 장기휴가를 갈 수 있다.

김상조 공정위원장은 10일 직원조회에서 이런 내용의 '조직 사기진작 방안'을 발표했다.

김 위원장은 공정위 직원의 과중한 업무부담, 검찰 수사에 따른 사기 저하 등을 고려해 이번 방안을 마련했다.

내년 상반기부터 실무 직원이 과장 이상 간부에 대해 연 2회(상·하반기) 다면평가를 실시한다. 다면평가를 실시하는 대신 다른 비공식 간부평가는 실시하지 않기로 했다. 이에 따라 국가공무원노동조합 공정위지부가 매년 내놓는 설문조사 결과가 더 이상 발표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다만 공정위 관계자는 “해당 설문조사 시행은 노동조합이 스스로 판단할 문제”라고 말했다.

다면평가 결과는 인사관리에 원칙적으로 반영하지 않는다. 공정위원장만 평가 결과를 보고받고, 결과가 미흡한 간부는 주의 조치한다. 그래도 개선되지 않으면 추가 조치를 고려한다.

김 위원장은 “향후 중요 보직, 승진 등을 결정함에 있어 개인적 정책능력·사건처리능력에 못지않게 조직 관리자로서 리더십 덕목도 중요한 고려요소로 볼 것”이라고 말했다.

공정위는 연가저축제를 활용해 직원이 만 5년 근무 시마다 장기휴가를 갈 수 있도록 했다. 휴가를 쓰지 않고 저축했다가 특정 시기에 장기간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기존에 제도가 도입됐지만 경직된 조직문화로 아직 이를 활용한 장기휴가 실적이 없다는 설명이다.

공정위는 산하기관인 공정거래조정원, 한국소비자원과 5급 이하 실무자 인사교류를 확대한다. 지금은 조정원과 6급 직원 1명 교류가 이뤄지고 있다. 향후 성과를 평가해 타부처 공공기관과 교류도 협의할 방침이다.

공정위는 외부기관 감사 등으로 문제가 제기되는 사안은 실제 담당했던 국장(또는 과장)이 총괄 대응하도록 했다. 쾌적한 사무실 조성, 조사실·회의실 부족 문제 해결 등을 위해 사무공간 추가 확보를 추진한다. '이달의 공정인' 중 분기별로 최우수자를 선정해 포상휴가 3일을 부여할 방침이다.

김 위원장은 “내·외부의 어려운 상황이 있더라도 저를 믿어달라. 제가 맨 앞 선두에 서겠다”며 “우리 모두 함께 극복해 가자”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말미에 “죄송합니다, 감사합니다. 부탁합니다. 그리고 함께 갑시다”라고 말하며 울먹이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유선일 경제정책 기자 ys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