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국감]"세금·매출 다 몰라" 韓·美 인터넷 수장 진땀

존 리 구글코리아 대표(왼쪽 세 번째), 데미안 여관 야요 페이스북 코리아 대표(왼쪽 두 번째)가 국정감사 증인으로 참석했다.
존 리 구글코리아 대표(왼쪽 세 번째), 데미안 여관 야요 페이스북 코리아 대표(왼쪽 두 번째)가 국정감사 증인으로 참석했다.

인터넷기업 수장들이 올해 국정감사에서도 진땀을 뺐다. 세금 회피 이슈가 전면에 떠오르면서 긴장감을 더했다.

10일 열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이하 과방위) 국정감사에는 김범수 카카오 의장, 존리 구글코리아 대표, 데미안 여관 야오 페이스북코리아 대표가 증인으로 참석했다. 구글·페이스북코리아 대표는 나란히 세금문제로 집중포화를 받았다. 그러나 끝내 명쾌한 답을 내놓지 않으면서 과방위 의원들 화를 북돋았다.

김경진 민주평화당 의원은 존리 대표에게 “세계적 기업으로 국내 매출액을 밝히지 못하는 게 부끄럽지 않냐”고 날을 세웠다.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가세해 “대표가 회사 매출, 수익금이 얼마인지 모른다는 게 말이 되냐”고 지적했다. 그는 “국세청에 신고한 매출액이라도 말하라”고 독촉했다.

“모른다”는 말로 일괄하던 존리 대표는 질문 강도가 거세지자 “한국법과 국제조약을 준수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그는 지난해에도 “특정 국가 매출을 공개하지 않는다”며 답변을 거부했다. 데미안 여관 야오 대표 역시 비슷한 이유를 대며 입을 닫았다.

조세회피지역에만 고정사업장을 두는 이유에 대한 질문도 이어졌지만 존리 대표는 “최상의 성능을 발휘하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는 식으로 논점을 피해나갔다.

불똥이 국세청으로 튀었다. 윤상직 자유한국당 의원이 돌발질문을 했다. 구글·페이스북코리아 대표에게 세무조사를 받은 적 있으면 손을 들라고 했다. 두 사람 모두 반응이 없자 “국세청이 손 놓고 있었던 사실이 드러났다”며 국세청의 소극적 징수 의지를 강하게 질타했다.

세금 논란이 불거지면서 카카오는 상대적으로 주목을 덜 받았다. 김범수 카카오 의장은 국감 증인으로 처음 출석했다. 입안 종기를 수술하고도 참가하는 부상투혼을 보였다. 매크로 댓글 조작 사건, 골목상권 침해, 가짜뉴스 관련 질의가 나왔다.

김 의장은 댓글 조작에 대해 “댓글 배열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 많은 대책을 세우고 있다”며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고쳐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아웃링크 도입을 두고는 “아웃링크, 인링크 모두 장·단점이 있기 때문에 좀 더 고민해봐야 한다”고 전했다.

한편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이동섭 바른미래당 의원이 장병규 블루홀 의장에게 “총리급 직책인 4차위 위원장을 맡고 있다”면서 “정부에서 게임 산업 진흥을 위해 해당 직책을 맡긴 것인데 4차위에서는 게임 관련 내용을 하나도 다루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에 장 의장은 “4차위에서 게임을 다루지 않은 것은 사실”이라며 “게임 산업이 4차위 업무에 해당하는가에 대해서는 논란 여지가 있다”고 답했다.

블루홀 자회사 펍지 '배틀그라운드'가 겪고 있는 비인가 불법 프로그램(핵) 문제에 대해서는 최선을 다해 해결하겠다고 말했다.

작년 세계에서 가장 뜨거웠던 게임 배틀그라운드는 최근 어려움에 직면했다. 세계 최대 PC게임 플랫폼 '스팀' 동시접속자는 300만명에 육박했었지만 현재 100만명가량으로 떨어졌다.

이 의원이 “배틀그라운드 이용자 네 명 중 한 명이 핵을 사용한다”고 말하자 장 의장은 “게임 인기가 하락하는 것을 알고 해결책을 찾고 있다”며 “핵을 막는 것이 최선 이익이라는 걸 구성원들이 가장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최종희기자 choijh@etnews.com

이현수 기자 공동취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