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어메탈'은 소프트웨어(SW)가 설치돼 있지 않은 하드웨어(HW)다. 사용자가 별도로 제작한 운용체계(OS)부터 모든 SW를 선택할 수 있다. 전용 중앙처리장치(CPU)와 HW로 제어한다.
기업은 베어메탈을 이용해 고유 업무 특성에 맞는 최적 환경을 구축할 수 있다. 메모리와 스토리지 용량을 선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적용 분야에 따라 그래픽처리장치(GPU)까지 추가로 구성해 딥러닝, 실시간 데이터 처리 등을 위한 전용 인프라로 사용할 수 있다.
최근 HW에 대한 더욱 강력한 제어와 접근 권한이 필요해짐에 따라 베어메탈이 주목받고 있다.
베어메탈은 대량 정보를 초고속으로 처리하는 컴퓨팅 파워가 필요한 곳에서 이용된다. 프로세서 집약 작업인 시뮬레이션 애플리케이션(앱), 대규모 입·출력을 처리하는 데이터 플랫폼,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PRG) 서비스같이 고성능과 안정성이 필요한 경우 효과를 발휘한다. 개인정보보호법 같은 규제를 준수하기 위해 기업이 직접 수준 높은 보안 통제를 해야 하는 경우에도 베어메탈이 유리하다.
베어메탈은 업종별로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 금융업계는 파생 금융 상품 개발 및 위협 분석용도로 사용한다. 유통업계에서는 실시간 데이터 분석을 통해 물류 최적화와 마케팅 자동화를 위한 인프라로 활용한다. 제조업에서는 중요 기간계 시스템 운영 및 사물인터넷(IoT) 기반 스마트공장 핵심 플랫폼으로 운영한다. 각종 시뮬레이션 앱 운영에 적용한다. 석유화학 업계에서는 유전 탐색을 위한 데이터 분석으로 사용한다.
공공 부문에서도 이용한다. CCTV 기반 공공 안전, 치안 등 실시간 데이터 처리 시스템을 베어메탈 서비스로 소화할 수 있다.
최근에는 베어메탈 특성을 클라우드에 적용하는 추세다. 베어메탈 클라우드는 싱글테넌트로 사용하는 물리 서버로 사용자 간 공유되지 않고 특정 사용자만 독점하는 특성이 있다.
베어메탈 클라우드 장점은 성능이다. 아마존웹서비스(AWS)를 비롯한 기존 클라우드 서비스 대부분은 CPU를 잘게 쪼개 판매한다. 다양한 업무를 처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데이터베이스(DB)처럼 크고 무거운 고성능 작업에는 한계가 있다. 베어메탈 클라우드는 하이퍼바이저 계층이 없는 만큼 속도가 빠르다.
비용도 베어메탈 클라우드가 주목받는 또 다른 요인이다. 대체로 기업이 클라우드를 사용하면 직접 IT 인프라를 구축해 관리, 사용하는 것보다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베어메탈 클라우드에도 적용된다. 사양을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조절할 수 있다는 점도 강점이다.
시장조사기업 마케츠앤드마케츠 보고서에 따르면 베어메탈 클라우드 시장은 2016년 8억7180만달러에서 2021년 47억달러로 성장이 전망된다. 연평균 성장률이 40%에 이른다.
베어메탈 클라우드도 약점이 있다. SW 지원을 대표로 들 수 있다. HW 프로비저닝(권한설정)을 업체가 아니라 고객이 직접 해야 한다.
이현수기자 hsoo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