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이터치연구원은 두 돌이 갓 지난 신생 연구기관이다. 짧은 기간이지만 과학적 연구를 바탕으로 한 각종 보고서를 발표하며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대표적으로 △대기업집단 내 내부거래가 국민경제에 미치는 영향 △제4차 산업혁명의 일자리 충격 △최저임금 인상이 국민경제에 미치는 영향 등이 있다.
라정주 파이터치연구원 원장은 연구주제가 결국 '4차 산업혁명'과 '공정경제'로 압축된다고 설명했다. 두 주제에 집중하는 이유는 “우리나라가 다시 고성장 국가로 도약할 수 있는 지름길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라 원장은 “산업현장에서 발생하는 현상을 정확히 식별하고, 미래에 예상되는 일을 가늠할 수 있을 때 4차 산업혁명은 기회로 다가올 것”이라며 “공정경쟁 환경을 조성하는 일은 4차 산업혁명을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해 꼭 필요한 조치”라고 말했다.
우리나라가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하기 위한 과제로 규제개혁이 꼽힌다. 그러나 속도가 더디다. 라 원장은 원인으로 “우선순위에서 밀려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라 원장은 “규제개혁은 여러 부처가 관련돼 있어 대통령, 국무총리가 직접 현황을 살펴서 지시하지 않으면 해결하기 어렵다”며 “그러나 최근 고용지표가 좋지 않아 경제 컨트롤타워가 모두 관심을 여기에 두니 업무추진이 어려운 것”이라고 말했다.
고용 문제는 냉철한 현실 인식을 바탕으로 풀어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혁신성장을 해도 앞으로 '고용 없는 성장'을 피하기는 어렵다는 설명이다. 혁신성장은 기술혁신을 기반으로 하고, 기술이 발전할수록 로봇·인공지능(AI)이 사람을 더 많이 대체할 것이기 때문이다. 정부는 로봇·AI가 대체할 수 없는 영역인 사회적 노동, 예술 분야 등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판단이다.
라 원장은 “일례로 간병인 역할 중 환자 이상 징후를 모니터링 하는 일은 로봇이 대체할 수 있지만 환자를 심리적으로 안정시켜 주는 일은 사람만 할 수 있다”며 “정부가 '사람만 할 수 있는 분야' 일자리 창출을 고민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최근 논란이 된 정부의 최저임금 인상 정책과 관련해선 “부작용이 있다”고 지적했다.
최저임금을 높이면 재화·서비스 소비가 늘어 생산이 증가하고, 결국 일자리가 확대된다는 것이 정부 주장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최저임금을 높이면 제일 먼저 영향을 받는 것은 재화·서비스 시장이 아니라 노동 시장이라고 강조했다. 최저임금 인상이 단순노무 종사자, 서비스 종사자에 대한 수요 감소로 나타난다는 설명이다. 결국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은 '일자리 감소→생산 감소→소비 감소'로 나타난다고 밝혔다.
라 원장은 “너무 빠른 최저임금 인상은 이런 부작용이 발생한다”며 “내년 인상률을 재검토하고 다음 해 인상률 결정은 최대한 신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선일 경제정책 기자 ys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