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콧 갈리트 페이오니아 본사 최고경영자(CEO)는 “글로벌 사업을 하려는 한국 소상공인·중소기업에게 필요한 종합 솔루션을 제공하는 성장 조력자가 되겠다”고 밝혔다.
지난 12일 서울 종로 위워크에서 전자신문과 만난 스콧 갈리트 대표는 “실제 슈피겐코리아 등 한국 기업이 우리 플랫폼 안에서 현지 은행 계좌가 있는 것처럼 대금을 쉽게 받을 수 있다”며 “러시아 마켓플레이스, 일본 라쿠텐 등 다방면 회사와의 협업을 통해 고객사에게 물류, 마케팅, 번역, 현지 세금 자동화 관리 솔루션 등을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전자상거래를 위한 통합 결제 서비스 기업 페이오니아는 국경 없는 거래(Cross-border transaction)'을 표방하며, 기업과 각 분야 전문 프리랜서, 온라인 셀러(seller)에게 빠르고 안전한 송금과 대금 수령 서비스를 제공한다. 세계 200개 이상 국가에서 400만명이 넘게 사용한다. 2005년 설립된 후 지금은 기업가치 10억달러(약 1조1300억원)에 달하는 유니콘 기업이다. 페이오니아는 거래, 정산, 주문, 결산과 관련된 응용 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를 제공하고, 이를 고객사 전사자원관리(ERP)에 접목시켜 사용하도록 한다.
스콧 갈리트는 마스터카드 선불 사업부 본부장을 역임하다 2010년 페이오니아 CEO로 합류했다. 기업 규모는 작지만 세계 결제 시장 흐름을 바꿀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경제대국이든, 신흥국이든 동·서양 상관없이 동일한 페이오니아 플랫폼으로 자유롭게 거래할 수 있다.
지난 4월 한국지사도 본격 출범했다. 이후 5월 KEB하나은행과 KTNET과 '글로벌 온라인 판매대금 정산 서비스'를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국내 고객 취급액도 최근 3년 간 25배나 증가했다.
페이오니아 단기간 성장 동력으로는 디지털 상거래로 가는 과정에서 고객이 원하는 바에 충실한 점을 꼽았다. 그는 “고객들보다 더 똑똑한 뭔가를 제시하기보단 원하는 바에 충실했다”며 “어느 나라에 진출하든 어려움을 겪지 않게 단일 지불 플랫폼을 제공했으며, 그 과정에서 구글, 아마존뿐 아니라 한국 대기업들과도 손 잡게 됐다”고 강조했다.
한국을 매우 주요한 시장으로 꼽았다. 광대역 인터넷 등 국경 없는 거래를 위한 인프라를 갖췄으며, 소상공인·중소기업 수도 300만개에 달하기 때문이다. 이어 한국 기업에게 해외 진출 시 우선 고려해야 할 요소는 성공 가능성이 높은 지역이 어디인지를 파악해야한다고 제언했다.
국내 규제에 대해서는 부처 간 분위기가 다른 것에 대한 아쉬움을 나타냈다. 코트라(KOTRA), 한국무역협회(KITA) 등이 글로벌 추세에 발맞추는 반면, 일부 부처에서는 보수적인 규제를 내놓는 점을 지적했다. 다만 최근 금융당국이 핀테크 촉진을 위해 불필요한 규제 제거에 나선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규제당국에 해외 규제 완화 사례를 공유하고 싶다는 의지도 피력했다. 그는 “유럽과 인도에서는 규제 문턱을 낮추자 은행과 핀테크 업체 간 협업이 활발해졌는데 당국에 (우리가) 보고 배운 것을 공유하고 싶다”며 “자금세탁방지(AML), 개인정보보호, 사이버 보안 등에 대한 시각을 나눌 기회가 생긴다면 기꺼이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미래 핀테크 시장에서는 머신러닝과 인공지능(AI), API가 주목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스콧 갈리트 대표는 “머신러닝에 기반한 다양한 리스크 평가로 소상공인과 온라인 셀러 등도 대출을 받기 쉬워질 것”이라며 “또, 유럽 은행이 오픈뱅킹을 해야하는 규제 요건이 등장한 만큼, API로 개방성과 상호연결성을 강화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관측했다.

함지현기자 goh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