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주요 기업의 절반이 내년도 신입사원 채용 목표를 달성하지 못 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이 14일(현지시간) 발표한 2019년 채용상황 조사에 따르면 대졸 내정자 수는 12만199명으로 작년 실제 취업자수 대비 1.4% 늘었다.
채용 내정자 숫자는 8년 연속 증가 추세다. 그러나 업무 자동화를 추진하는 은행권은 채용 규모를 16.1% 줄었다.
니혼게이자이는 주요기업 1076개사를 대상으로 채용 내정자수 조사를 시작, 10월 1일 기준 972개사로부터 회신을 받았다.
조사 결과 전체 기업의 절반에 해당하는 50.4%가 채용인원을 다 채우지 못했다. 과반수 '미달'로 나타난 것은 4년 연속이다. 특히 운송 등 서비스업은 구인난이 심각했다.
또 자율주행차와 인공지능(AI) 등 차세대 기술 확산으로 이공계 내정자 숫자가 7년만에 인문계(문과)를 웃돌았다. 이공계 인재 쟁탈전이 한층 심화되면서 기업들이 인재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신문은 보도했다.
니혼게이자이는 채용 흐름에 가장 큰 변화를 보인 것은 은행권이라고 지적했다. 매년 채용 계획에서 상위권이었던 은행이 업무 자동화로 채용 규모를 크게 줄였다고 분석했다.
일본의 대표적 대형은행 중 하나인 미즈호파이낸셜그룹은 2026년까지 전체 직원의 4분의 1에 해당하는 약 1만9000명을 감원하겠다고 계획하면서, 내정자 숫자를 48.7%나 줄인 700명에 그쳤다. 미쓰이스미토모은행도 일반직종이 100명이 줄어들면서 14.8% 감소했다.
반면 서비스업의 일손 부족은 더욱 심화되는 것으로 드러났다. 가장 채용이 힘든 것은 육상 운송 분야로 전년 대비 3.6포인트 감소한 73.4%를 기록했다.
일본의 유명 택배회사인 후쿠야마통운 그룹은 300명 채용을 목표했지만, 57명밖에 확보하지 못했다. 이는 작년 봄에 입사한 106명을 크게 밑도는 수치다. 장시간 노동 등의 나쁜 이미지가 채용 상황을 악화시키자 운송회사들은 일요일 배송을 없애는 등 노동환경 개선을 서두르고 있다.
백화점과 슈퍼마켓의 구인 상황도 여의치 않았다. 채용이 결정되도 거절하는 사태가 늘어나면서 대형 마트 위주로 직원 처우 개선을 적극 홍보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
일본 경단련(경제단체연합회)는 기업의 구인난이 심화되면서 2021년 봄 입사 대상자부터부터 취업활동 규칙을 폐지할 방침이다. 일본의 취업활동규칙은 대졸 신입인재 채용의 시기나 면접 일정 등 일괄로 정해놓은 일본 특유의 고용 문화 중 하나다.
일본 취업정보회사 디스코의 다케이 후사코 선임 연구원은 "채용에 얼마나 공을 들일 수 있을지가 기업 경쟁력을 좌우하는 시대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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