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혁신성장 핵심은 IP 글로벌 활성화

[ET단상]혁신성장 핵심은 IP 글로벌 활성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3월 대통령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중국산 제품에 25%라는 고율 관세 부과를 단행했다. 지식재산권(IP)을 둘러싼 미국과 중국 통상 분쟁이 격화돼 갈수록 한국에 미칠 영향도 커질 것이다. 결국 국가 산업 발전과 지속 성장을 위해 IP 글로벌 경쟁력이 얼마나 중요한지 실감할 수 있게 한다. 다행스러운 것은 혁신 성장에 정부 의지가 반영돼 내년도 정부 연구개발(R&D) 예산이 처음으로 20조원을 돌파한다는 것이다. 정부 R&D 예산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대학과 공공연구소는 혁신 성장을 다지는 버팀목 역할을 해야 하며, R&D 결과물로 창출되는 특허는 경쟁력 있는 우수 특허여야 할 것이다.

1월에 발표된 한국특허전략개발원의 '최근 5개년(2012~2016년) 정부 R&D 특허 성과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특허 출원 및 기술 이전 계약 건수 등 외형은 지속 증대한 반면에 특허 질 수준은 여전히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 출원 특허의 경우 질 수준 및 기술 이전 비율이 2배 이상 높은 결과를 보여 정부 R&D 특허의 질 수준 향상에서 해외 특허의 중요성을 단편으로 보여 줬다.

올 3월 국가지식재산위원회는 '혁신 성장을 위한 특허 경쟁력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원천·핵심 특허 창출을 위한 발명 품질 제고, 질 중심의 출원을 통한 강한 특허 확보와 해외 특허 출원 강화, 심사 품질 제고로 특허 안정 확보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2016년 2조5000억원에 이르는 IP 무역수지 적자를 2022년에 흑자로 전환한다는 비전을 수립했다. 흑자 전환을 위해서는 우수한 해외 특허 확보뿐만 아니라 해외로 특허 라이선싱 및 기술 이전 활동과 이를 지원하기 위한 제도 방안도 함께 수립할 필요성이 있다.

IP 글로벌 사업화 추진 시 고려해야 할 관련 법률 및 규정 이슈 사항과 이에 대한 개선점 등을 검토했으면 한다. 첫째 '국가연구개발사업의 관리 등에 관한 규정' 제21조에는 국내 중소·중견기업 우선 고려 의무 사항이 있다. 특허·기술의 적기 활용이 늦어짐에 따른 가치 하락과 활용성 저해, 실시 능력에 대한 구체성 미흡으로 실무 추진 시 애로 사항이 있다. 국내 우선 실시 예외를 인정받기 위한 자세한 가이드라인 보완과 국내 소재 및 국내 실시에 대한 속지주의 개념 적용을 우선 고려할 필요성이 있다.

둘째 '기술 이전 및 사업화 촉진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26조에는 통상 실시 원칙이 있다. 그럼에도 전용 실시 허여 예외 규정의 모호성과 시장 수요에 의해 독점형 통상 실시라는 변형된 계약이 다수 이뤄지고 있다. 특허·기술의 공급자와 수요자 간 자율 협상에 의해 기술 실시 형태가 결정되도록 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 셋째 '산업기술 유출방지 및 보호에 관한 법률' 제14조에는 국가 핵심 기술의 유출 및 침해에 대한 형사 규제와 수출 시 산업부장관의 승인·신고 등 조건이 명시돼 있다. 그러나 국가 핵심 기술로 창출된 특허의 실시와 관련된 규정이 없어 해외 라이선싱 시 제한 여부 판단이 불명확하며, 절차 복잡성으로 애로 사항이 있다. 판단 기준의 구체화 및 개별 판단 사례 데이터베이스(DB)화를 통해 판단 기준의 명확성을 제고하고 사전 승인, 신고, 사전 검토 등 절차를 사전 검토로 일원화하는 절차상 효율성을 검토할 필요성이 있다.

마지막으로 '대외무역법'에는 전략물자 관리에 대한 절차 및 처벌 규정 등이 있다. 전략 물자와 기술이 통합 규정돼 있어 불명확성이 존재하고, 수출업자에게 최종 용도 또는 최종 수요자 의도 확인의 의무를 부과하고 있다. 판단 기준을 명확히 해 전문 판정 수용도를 제고하고, 수출 대상 국가에 따른 절차 및 판단 기준의 차별 적용을 검토해 볼 만하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IP의 소유 및 보호에서 활용 중심으로 전환을 모색할 시점이며, 핵심 기술의 보호 정책과 균형 및 조화를 이루는 가운데 IP의 글로벌 활성화를 통해 혁신 성장을 견인해 나갈 수 있기를 희망한다.

서주원 국가지식재산위원회 전문위원 jwsoh@edresearch.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