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은 인공지능(AI) 오픈 플랫폼 '누구(NUGU) 디벨로퍼스'를 공개한다.
기업 혹은 개인이 누구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는 웹사이트다. 서비스를 개발하고 사용자 권한을 등록하며 전용 디바이스까지 관리가 가능하다.
AI 서비스를 제작할 수 있는 '누구 플레이 키트'(NUGU Play Kit)와 사용자 그룹 및 전용 디바이스를 관리할 수 있는 '누구 비즈'(NUGU Biz)로 구성된다.
스마트폰에서 애플리케이션(앱)을 개발, 앱장터에 올리듯 AI 스피커에서도 유사한 시도를 해보자는 아이디어다. 개발자는 수익을, SK텔레콤은 생태계 활성화를 도모한다.
◇코딩 없이 간편하게···“누구 서비스 확 늘 듯”
SK텔레콤은 누구 디벨로퍼스로 개발한 서비스를 '누구 플레이'로 부르기로 했다. 스마트폰에서 '앱'이라고 부르는 것과 같다. 서비스 종류가 확 늘면서 AI 스피커 효용이 커질 전망이다.
박명순 SK텔레콤 AI사업유닛장은 “스마트폰 도입 이후 페이스북이나 애니팡 등 앱이 등장해 생태계가 발전했다”면서 “AI 생태계에서도 스타플레이어가 나올 것”이라고 기대했다.
누구 디벨로퍼스는 직관적 제작 환경이 강점이다. 서비스 개념만 이해하면 코딩을 하지 않고도 제작할 수 있다. 사용자 발화부터 응답까지 전 과정을 처리하는 엔진을 탑재했다.
'플레이 빌더'를 통해 상황별로 어떤 응답을 할지 작성할 수 있으며 필요하면 즉시 변경도 가능하다. 누구 플레이를 개발하면 유해서비스나 금칙어, 발화 등 심사를 거쳐 배포된다. 운전을 방해하거나 미성년자에게 유해한 정보가 제공될 수 있는 만큼 심사를 꼼꼼히 하기로 했다. 기업 등 특정 고객이나 디바이스를 겨냥해 개발할 수도 있다.
글로벌 AI 스피커를 선도하는 미국 아마존은 플랫폼 개방 전략을 펴 5만개 이상 서비스가 등록되는 성과를 얻었다. 이는 다시 AI 스피커가 팔리는 선순환 구조로 이어졌다.
◇독특한 아이디어 출현 '기대'
SK텔레콤은 CU 편의점 등에 오픈 플랫폼 베타버전을 적용해 누구 서비스를 내놨다. 연말까지 다수 제휴사와 협력해 서비스를 늘릴 계획이다.
이달 '클래식 매니저'를 추가 선보이며 영어학습 서비스 윤선생, 파라다이스호텔 부산, 한솔교육 등 40여 업체와 플레이 출시를 추진 중이다.
1600만 가입자를 보유한 국내 1위 모바일 내비게이션 'T맵×누구'를 통해 마케팅하는 기회도 얻는다. 'Btv×누구'와 키즈폰 '준×누구' 등도 독자 고객 기반을 확보하고 있어 마케팅 채널이 확장될 것으로 기대된다.
SK텔레콤은 누구 플레이를 개발하기 어려운 파트너를 위해 전문 회사를 선정해 개발을 지원한다. 당분간 심사를 통과한 서비스를 모두 고객에게 제공하되 나중에는 '플레이 그라운드'라는 일종의 앱스토어를 만들어 교환이 이뤄지도록 할 방침이다. 대가는 일괄 유료화하기 보다는 개발자와 협의해 유료화 여부와 방식 등을 결정한다.
24일 누구 디벨로퍼스 정식 오픈과 더불어 창업진흥원과 총 상금 8400만원 규모 '누구 플레이 개발 및 아이디어 공모전'을 한다.
박 유닛장은 “국내 AI 생태계 확산을 위해 누구 오픈 플랫폼을 개방했다”면서 “앞으로도 소프트웨어 개발도구(SDK) 공개, 개발자 피드백 반영을 통해 고도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용주 통신방송 전문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