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재난안전통신망(이하 재난망)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 15년 표류의 마침표를 찍었다. 재난망은 재난 상황에서 국민과 구조대원 생명을 보호하기 위한 통신망이다. 상용망 연동으로 음영지역을 최소화하고 망과 시스템 완성도를 높이는 게 남은 과제다. 기존 통신망 효과적 활용 등 중복투자 방지도 해결 이슈다.
◇망·운용센터 구축 및 단말 연동테스트 추진
행정안전부는 KT, SK텔레콤과 우선협상 이후 특별한 문제가 없다면 내달 말 본사업에 착수한다.
올해 1단계 사업에서는 A사업구역 3곳(대전, 세종, 충남)과 B사업구역 1곳(강원), C사업구역 1곳(충북)에 기지국을 구축한다. 제1운영센터(서울청사) 고도화, 이동형 기지국 구축도 추진한다. KT와 SK텔레콤은 삼성전자 장비에 노키아 장비를 일부 조합해 망을 설치한다.
A사업에는 시범사업 때 보급한 단말 2496 대개체 사업도 포함됐다. 새롭게 규격화된 미션 크리티컬 푸시투토크(MCPTT) 지원 단말과 새로 설치하는 망과 연동 테스트도 진행된다.
KT는 삼성전자(스마트폰형)와 에이엠텔레콤(무전기형) 단말 외에 하이테라·유니모테크놀로지 제품을 복합단말로 제안했다. 복합단말은 소방 등이 쓰고 있는 디지털무선통신(DMR)과 재난망이 쓰는 LTE 통신을 동시 지원한다. A사업을 통해 가능성을 검증한다.
내년부터는 사업구역별 운영과 유지보수, 각 기관별 단말 구매가 본격 시작된다. 단말은 총 24만대로 4000억원이 투입된다. 행정안전부는 기관별 기존 단말을 재난망 단말로 교체, 2025년 단말 보급이 완료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음영지역 최소화 등이 남은 과제
재난망 사업 가장 큰 과제는 통신 음영지역 최소화다. 재난망 사업이 표류했던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커버리지와 비용이다. 비용을 늘리면 커버리지도 늘어나지만 무작정 비용을 늘릴 수 없다.
2016년 옛 국민안전처와 재난망 검증협의회가 고정형 기지국뿐만 아니라 상용망 연동, 초단파(VHF) 등 기존 통신망 활용, 이동형 솔루션 등으로 커버리지 100%를 달성하는 '올4원' 전략을 내놓은 것도 이 때문이다.
KT와 SK텔레콤은 건물 내부와 지하, 농어촌과 산악 지역 등에서 재난망과 상용망 간 원활한 핸드오버가 이뤄지는지 점검해야 한다. 재난기관이 활용하는 테트라, 아이덴, VHF, 극초단파(UHF)의 효율적 활용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 철도통합망(LTE-R), 해상망(LTE-M)과 연동을 통한 커버리지 확대도 필수다.
통신장비 관계자는 “커버리지 확보를 통한 기본 통화에 충실하면서 LTE를 활용한 멀티미디어 활용 등 응용 서비스를 개발해야 한다”면서 “보조기구 등 재난망 중심 새로운 생태계를 구성하고 해외 진출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충고했다.
◇눈으로 보며 신속한 사고 대응
현재 소방과 경찰, 해경, 지자체, 군 등은 서로 다른 주파수와 통신망을 사용한다. 대형 재난이 발생해 합동 작전이 필요한 경우 상호 통신이 어렵다. 임시로 합동망을 구성, 각 기관에 단말을 한대씩 빌려주는 식으로 대처하고 있다.
재난망이 구축되면 8대 분야 300여 재난 기관이 단일 통신망을 사용할 수 있다. 재난이 발생하면 사전에 약속한 단일 채널로 전환, 신속한 상황전파와 대응이 가능해진다.
단순히 무전뿐만이 아니다. 재난망 기술인 공공안전 LTE(PS-LTE)는 전국에서 영상무전이 가능하다. 현장 상황을 더욱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 집에 난 불의 크기가 어느 정도인지, 건물이 얼마나 기울었는지 등을 눈으로 보고 지시 내릴 수 있다.
이 외에도 위치정보를 통한 위치 확인, 문자메시지 등 멀티미디어 활용 등 이용자 편의성이 극대화될 전망이다.
〈표〉연도별 사업 범위
안호천 통신방송 전문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