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산업용 전기요금이 인상되면 총 생산이 감소하고 물가가 상승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전기요금 인상의 정책 목표인 전력소비는 단기적으로 크게 감축한다. 다만 이내 제자리로 돌아오며, 그 과정에선 경제적 피해와 물가상승, 서민부담이 가중된다는 우려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백재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1일 에너지경제연구원의 '소매전기요금 정책의 거시경제 파급효과 분석' 보고서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 주택용 전력요금을 10% 높이면 총 생산은 0.016% 감소한다. 물가는 0.032% 상승하고 전력수요는 0.287% 줄어든다.
산업용 전기요금 10% 인상시 총 생산은 0.089% 떨어지고 물가는 0.014% 오른다. 전력수요는 0.947% 감소한다.
산업용 전력요금 인상은 전력소비 감축효과가 크다. 하지만 총 생산을 크게 하락시키고 이 충격이 12분기(3년) 가량 지속된다. 단기 정책으로 효과가 높으나 장기 측면에서 경제적 폐해가 발생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주택용 전력요금으로 산업용 전력요금정책과 동일한 전력 감축 효과를 얻기 위해서는 전력요금을 약 5배 높게 인상해야 한다.
주택용 전력요금을 인상하면 전력소비 감축효과는 적고, 단기적으로 정책 목표 달성이 어렵고 물가를 상승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서민부담을 높이는 부작용이 나타난다.
주택·산업용을 모두 인상하면 전력소비가 크게 감소한다. 다만 시간이 경과하면서 그 영향력이 약해지고 원래 수준으로 돌아가는 모습을 보인다.
백 의원은 “주택용이나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은 최종적으로는 그 영향력이 약해지고 원래의 수준으로 돌아간다”면서 “그 과정에서 발생할 경제적 폐해, 물가상승, 서민부담 극복에 대한 대안을 어떻게 마련해야 하는가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매년 여름 재난수준의 폭염 때마다 급격히 높아지는 주택용 누진제 때문에 국민은 에어컨 사용도 못하는데, 이때 마다 한시적인 요금 인하책을 마련할 수는 없다”면서 “누진제를 포함한 전기요금 체계전반에 대한 근본적인 제도개편 방안을 공론화 과정을 거쳐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앞서 김종갑 한국전력 사장은 18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환경문제를 이유로 전기 과소비를 줄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사장은 “우리의 1인당 전력소비는 일본보다 32%, 독일보다 60% 많다”면서 “독일 정도로 아껴 쓰면 이산화탄소 걱정을 거의 안 해도 될 텐데 우리의 감축 계획은 실현 가능성이 작아 보여 걱정”이라고 밝혔다.
안영국 정치 기자 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