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개 카드사가 연합해 만든 한국형 모바일 근거리 무선통신(NFC) 결제 서비스 '저스터치'가 사실상 사업 백지화 수순에 들어간다. 참여사간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장기간 방치됐고, 카드 업계 니즈가 급감해 추진 동력도 얻지 못하고 있다. 이미 카드사 사이에선 저스터치가 유명무실한 NFC 결제 서비스에 머물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24일 금융·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7개 카드사 공용 NFC 결제 서비스 저스터치 사업이 대형 카드사의 참여 거절, 인프라 분담금 문제로 중단됐다.
이미 대형 카드사인 삼성카드가 참여 거절 의사를 밝히면서 '공용 서비스'라는 말이 무색해졌다. 카드사별 단말기 투자를 위해 조성해야 하는 기금 200억원 분담을 놓고도 입장이 엇갈렸다. 게다가 최근 정부가 카드망을 거치지 않고 결제하는 '제로페이(서울페이)'를 추진하면서 QR코드에 관심이 커져 NFC 결제에 대한 니즈도 급감했다.
한 카드사 고위 관계자는 “NFC 결제 서비스 도입을 논의할 때에도 필요성을 두고 찬반이 엇갈렸다”며 “필요성에 대해 부정적 의견이 커졌고, 이 때문에 대부분 카드사가 저스터치 비용 조성에 회의적 시각이 크다”고 설명했다.
카드사는 저스터치를 CU, GS25, 이마트24, 홈플러스, GS슈퍼마켓, 랄라블라 등 전국 3만3000개 가맹점에서 시범 서비스하고 카드사 분담금을 활용해 단말기 확대에 나설 계획이었다. 카드사가 공동 기금으로 가맹점에 NFC 단말기를 지원하는 것은 리베이트가 아니라고 금융위원회가 유권해석을 내리며 저스터치 사업 확대가 기대됐다.
저스터치의 실효성 논란은 과거부터 제기됐다. 해외 브랜드인 비자, 마스터카드 연동이 되지 않을 뿐 아니라 자칫 이중 투자가 될 수 있다는 우려다. 게다가 애플의 애플페이나 구글의 안드로이드페이의 한국 진출도 거론되고 있어 기술 종속 가능성도 나왔다. 또한 QR코드 결제가 NFC 결제 서비스보다 구축비용 부담이 적고, 가맹점 확보도 용이하다는 분석이다.
사업에 참여한 카드사 관계자는 “저스터치에 투자된 비용은 0원으로 발을 빼도 카드사 입장에서 큰 부담은 아니다”며 “저스터치는 명목상 만들어진 결제 서비스에 남을 가능성이 커 사실상 사업 백지화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박윤호기자 yun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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