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메르세데스-벤츠에 부품을 공급하는 국내 협력사 계약규모가 전년 대비 2배 늘어났다. 이는 벤츠 글로벌 공급 규모 10%에 해당한다. 메카트로닉스(전자·기계공학), 인포테인먼트 기술 비중이 커지면서 한국기업과 협력도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요헨 쉐퍼스 메르세데스-벤츠 승용부문 구매 및 공급 품질 커뮤니케이션 총괄은 25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한국전자전(KES) 2018'에서 전자신문과 만나 “현재 50~60여개 한국 기업이 벤츠 글로벌 협력사로 있다”면서 “특히 전기차, 커넥티드카 등에 필요한 주요 전장부품 대부분을 한국기업에서 공급한다”고 밝혔다.
벤츠는 실내 디스플레이 부문, 베터리 셀, 이동통신, 내비게이션 소프트웨어 부문 등 다양한 최신 첨단 부품을 국내 공급업체로부터 공급받고 있다. 주요 협력사에는 LG전자, SK이노베이션, KT, 한국타이어 등이다. 벤츠는 최근 현담산업, 한온시스템, 청보산업 등 중소기업과도 거래를 확대, 현재 200여개 국내 기업과 협력을 하거나 검토하고 있다.
벤츠와 협력 중인 국내 공급업체는 제품 우수성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실제 자동차 연료펌프 전문 생산업체인 현담산업은 '2015 다임러 서플라이어 어워드(2015 Daimler Supplier Award)'에서 세계 450개 협력사 가운데 품질부문 우수상을 수상한 바 있다.
쉐퍼스 총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협력업체의 벤츠 부품 공급규모는 2016년 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 이는 매년 증가세를 보이고 있어 2020년까지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벤츠는 2020년까지 순수 전기차 10종,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48V마일드하이브리드 130여종으로 전동화 비중을 높이면서 한국산 배터리 수요도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벤츠는 2025년까지 전체 모델 4분의 1을 전동화 차량으로 구성한다.
벤츠는 최근 미래 자동차 산업 특성을 반영한 'CASE 전략'을 수립했다. CASE는 △커넥티드(Connected) △자율주행(Autonomous) △공유 및 서비스(Share& Service) △전기 구동(Electric Drive) 네 가지 분야가 미래 이동성과 함께 공급업체의 요건도 변화시킨다는 것이다. 벤츠는 주요 협력사도 CASE 전략에 맞춰 재편하고 있다.
쉐퍼스 총괄은 “CASE 전략에서 핵심 부품 대부분은 한국 기업으로부터 공급받고 있다”면서 “한국 기업은 고품질에 경쟁력 있는 가격을 갖추고 우수한 파트너십까지 제공해 미래 전략에서 주요 협력사로 자리잡았다”고 밝혔다.
벤츠 공급사 중 한국 기업의 중요도가 높아지면 벤츠는 2년 연속 한국전자전에 참석하고 있다. 벤츠 구매부서가 단독으로 참가하는 국내 전시회는 한국전자전이 유일하다.
이는 지난해 특정 성과를 얻었고, 글로벌 전장 트랜드를 살필 수 있기 때문이다. 벤츠는 '트랜드스카우터'를 파견해 혁신적인 기술과 기업을 파악하고, 도입을 검토한다.
류종은 자동차/항공 전문기자 rje31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