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운아나텍이 타액으로 간편하게 검사하는 당 측정 시스템을 개발했다. 주력인 모바일용 아날로그 반도체에 이어 디지털 헬스케어로 사업 영역을 확장한다.
동운아나텍은 타액 기반 당 수치 검사 시스템 시제품을 개발했다고 28일 밝혔다. 이 기기는 타액에 포함된 포도당만을 감지해 측정해준다. 타액 체취 용기에 넣는 시험지 스트립(Strip)과 이를 계측하는 리더로 구성된다.
동운아나텍은 혈액보다 100배 묽은 타액에 포함된 당 수치를 측정하기 위해 향상된 당 측정 센서기술을 확보했다. 스트립은 타액 속 당과 반응하는 효소로 포도당산화효소(GOD, Glucose oxidase)를 사용했다. 타액 속 당과 효소 반응을 가속화하기 위한 나노촉매로 프러시안블루(Prussian blue)를 적용했다. 프러시안블루는 천연 염료 소재로 무독성이다. 스트립이 직접 인체에 닿지 않지만 이미 안전성이 검증된 소재를 활용해 개발 기간을 앞당겼다.
리더는 타액 속 당과 효소의 화학적 반응을 전기 신호로 변환해 디지털(숫자)로 표기하는 기기다. 마이크로컨트롤러(MCU), 아날로그디지털변환기(ADC), 선형레귤레이터(LDO) 등이 탑재된다. 리더 안에서 최초 인가된 전류값 대비 전류 차이값을 계산해 이용자에게 당 측정 결과로 환산해 보여준다. 미세 전류값을 손실 없이 정확하게 읽어내는 성능이 중요하다.
동운아나텍은 타액 기반 당 측정 시스템이 성장하는 당뇨 측정기 시장에 적합한 제품이라고 강조했다. 기존에는 혈액을 뽑아 당 수치를 측정했다. 통증, 상처 등 채혈 특성 탓에 사용자들이 자주 검사하기 어려웠다. 타액은 채혈 부담이 없어 하루에도 여러 번 당 수치를 측정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당뇨병 환자뿐만 아니라 당뇨 발병 위험이 높은 사람, 당뇨 완치 후 관리가 필요한 사람, 일반인도 부담 없이 사용할 수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세계혈당측정기 시장 규모는 2015년 기준 113억5900만달러(약 13조6300억원)으로 추산된다. 2020년 143억1000만달러(약 17조원)까지 증가할 전망이다. 국제당뇨연합(IDF)이 같은 해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세계 성인 중 4억1500만명이 당뇨 진단을 받았다. 3억1800만명은 당뇨 발병 위험이 높았다. 2040년에는 10명 가운데 1명이 당뇨 진단을 받을 것으로 예측됐다.
동운아나텍은 스마트폰 카메라 모듈용 자동초점(AF) 드라이버IC, 포스터치 피드백IC 등을 공급하는 반도체 기업이다. 당 측정기기를 시작으로 디지털헬스케어 시장으로 사업을 확장한다. 개발에 참여한 당 측정 관련 외부 전문인력을 회사로 영입해 기술이전과 지속 개발 능력을 확보했다. 회사는 디지털헬스케어가 반도체 기술과 시너지를 내기 용이한 분야라고 설명했다.
동운아나텍 관계자는 “AF 드라이버IC는 전류값을 제어해 렌즈를 미세하게 조정하는 기술”이라면서 “당 측정기기에서 미세전류 변화값을 손실 없이 측정·변환·출력하는 기술은 전류 제어 측면에서 유사한 기술이라 회사 역량을 손쉽게 적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동운아나텍은 올해 말까지 시제품 성능 검증을 위해 병원과 전 임상을 시작한다. 내년에는 국내외 정부 인증 획득과 임상시험을 추진한다.
오대석기자 od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