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정감사에서도 보여주기식 질의가 많았다. 눈요기식 소품과 유명 인사를 향한 안하무인격 주장도 줄을 이었다. 내실 있는 국감을 기대한 국민의 질타를 받았다.
자유한국당은 때 아닌 동물학대 논란에 휩싸였다. 정무위 국감에서 질의에 나선 김진태 의원이 뱅갈 고양이를 국감장에 데려온 것. 김 의원은 동물원을 탈출했다 사살된 퓨마와 NSC(국가안전보장회의) 소집에 대한 질의를 위해 고양이를 데려왔지만 동물학대 논란에 빠졌다. 일부 동물단체는 성명서까지 내고 김 의원에게 항의했다.
과방위 국감에선 박대출 한국당 의원이 국감장에 암세포 사진을 활용한 대형 현수막을 걸어 질타를 받기도 했다.
문체위 국감에선 선동열 야구 국가대표팀 감독을 불러놓고 엉뚱한 질문으로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아시안게임 선수 선발 특혜 의혹으로 증인석에 선 선 감독에게 “출근은 몇 시에 해서 몇 시까지 일하냐” “너무 편하게 감독하는 거 아니냐” 등 억지 질타를 쏟아내 도마 위에 올랐다.
산업위 국감에 참고인으로 나온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를 향해선 무리한 요구와 청탁(?)도 있었다.
정유섭 한국당 의원은 “골목상권 제로섬게임에서 백 대표 가맹점이 '손님 다 뺏어간다'는 소상공인 목소리가 나온다”고 말하며 출점을 제한할 생각이 없느냐고 질의했다가 빈축을 샀다. 백 대표는 정 의원의 질의에 “사업하는 사람에게 너무한 것 아니냐”고 말하기도 했다.
전남 여수갑 출신 이용주 민주평화당 의원은 백 대표에게 질의 중 “(골목식당 등 백종원의 창업지원이) 지방에 있는 업체로도 좀 왔으면 좋겠고 여수에서 청년몰을 하는데 꼭 오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화기애애한 분위기였지만 소상공인 대책을 위한 국감장과는 어울리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소상공인 애로사항을 듣고자 한 국감 목적과 달리 백 대표와 그가 출연하는 TV 프로그램 '골목식당'만 화제가 됐기 때문이다.
권위주의식 '갑질'도 여전했다. 증인·참고인을 상대로 “도박을 하지 않았냐” “연봉이 얼마예요”라는 등 선을 넘은 질의가 줄을 이었다. 정갑윤 한국당 의원은 대검찰청 국감에서 “국감자료를 어떻게 '호치키스'로 찍을 수 있냐. 국감 위원을 무시한 것”이라고 꾸짖기도 했다.
안영국 정치 기자 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