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모바일 게임을 이끌어갈 국내 지식재산권(IP)이 고갈되고 있다. 패키지게임, 웹툰, 웹소설까지 탐색망을 넓히고 있지만 마땅한 IP파워를 찾기 힘들다는 목소리가 높다. 2015년부터 IP 활용 모바일 게임 출시가 끊임없이 이뤄진 결과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각 게임사가 IP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는 가운데 차세대 먹거리를 책임질 간판 IP 찾기가 힘들어지고 있다.
IP활용 게임은 원작 팬층을 고스란히 이용자로 유입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강력한 마케팅 포인트다. 업계에서는 없어서는 안 될 필수 요소로 자리매김한 지 오래다.
'리니지' '뮤' '미르의전설' '라그나로크' 등 PC온라인 IP는 모바일 게임으로 제작돼 사운을 바꿀 정도로 흥행을 이끌었다.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표현될 정도였다.
지난 19일 출시된 '포트리스M'은 1세대 PC온라인 게임 '포트리스' IP를 활용한 모바일 게임이다. 공격적인 마케팅없이 구글 플레이스토어 매출 17위까지 올랐다. IP 힘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지금도 PC온라인게임 IP '바람의 나라' '리니지2' '아이온' '블레이드앤소울' '마비노기' '블레스' '미르의전설2' '다크에덴'으로 모바일 게임이 개발되고 있다.
이처럼 IP는 핵심 콘텐츠 수급처가 됐다. 몇 년간 현상이 지속되자 소싱관계자 사이에서 소위 '쓸만한' IP를 찾기 힘들다는 걱정이 제기됐다. 가능성 있는 IP 계약은 하늘의 별 따기가 됐다. 평균적으로 월 매출 10%가량 내던 IP 사용료 계약금도 천정부지로 오르고 있다.
IP 탐색이 원활하지 못하다 보니 흥행 장르 개발을 시작하고 나중에 IP를 입히는 개발도 나타났다. 원작에 대한 치열한 분석과 특색에 맞는 콘텐츠가 결여돼 이미지 소비만 가속되지만 시장 노출을 위해서라면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한 게임사 IP소싱 관계자는 “게임 이용자 이목을 집중시킬 간판 IP가 고갈되고 있다”며 “이후 먹거리를 찾기 위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당장 개발을 시작해도 내년 하반기, 내후년 출시할 수 있다”며 “현재 해외 IP 구매 외에는 선택지가 없는 상태”라고 전했다.
게임사는 대안으로 웹툰, 웹소설 등 다른 흥행 산업에 손을 뻗치고 있다. 라인게임즈 '달빛조각사' 와이디온라인 '외모지상주의'가 출시를 기다린다. 최근에는 패키지 게임IP까지 등장했다. 카카오게임즈 '창세기전'을 필두로 몇몇 고전 게임이 물망에 오르내리고 있다.
하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라는 분위기다. 지속된 IP 게임 흥행으로 게임 그 자체보다는 마케팅 및 운영 싸움에 집중하다 보니 더뎌진 자체 IP개발에 힘을 기울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일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창의성과 도전이 사라질수록 IP에 집착한다”며 “자체 IP육성 및 흥행 공식에서 차별화된 요소, 풍부한 완성도를 갖춘 게임 개발이 중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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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수기자 hsoo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