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진그룹이 5년 7개월 만에 코웨이를 다시 인수한다. 올해 가전 렌털 사업에 재진출한 웅진은 코웨이 인수로 단번에 렌털 시장 1위로 뛰어오르게 됐다. 웅진은 중장기 계획으로 비주력 계열사를 매각하고 그룹 차원에서 렌털 사업에 집중한다.
웅진-스틱인베스트먼트 컨소시엄은 MBK파트너스와 코웨이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고 29일 밝혔다. 계약에 따라 웅진씽크빅이 코웨이 주식 1635만8712주(22.17%)를 1조6849억원에 양수한다. 웅진은 앞으로 웅진에너지·웅진플레이도시 등 비주력 계열사 매각을 추진하고 매각 자금으로 코웨이 지분을 추가 매입해 경영권 안정을 꾀할 방침이다.
이번 인수로 웅진그룹 자산 총계는 2조5000억원에서 4조5000억 수준으로 증가된다. 사업 차원에서는 웅진씽크빅과 웅진렌탈 방문판매 인력 1만3000명, 코웨이 2만명을 합쳐 총 3만3000명 방문 판매 인프라를 구축하는 등 독보하는 방판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웅진은 코웨이 인수 후에도 당분간 경영에 큰 변화를 주지 않을 예정이다. 인수를 마무리하는 내년 1분기 이후에는 인지도가 높은 원조 브랜드 '웅진코웨이'를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웅진그룹 관계자는 “렌털 시장은 연 10% 수준 성장률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1인 가구 증대와 고령화, 소비 패턴 변화 등 거시 환경 변화에 따라 렌털 수요는 더욱 증대될 것”이라면서 “불모지와도 같던 렌털 시장에서 정수기, 공기청정기, 매트리스 등 다양한 제품을 만들어 히트시켰듯이 거시 환경 변화에 따른 새로운 시장을 열어 가겠다”고 말했다.
1조6850억원에 이르는 인수 자금 가운데 웅진이 4000억원, 스틱인베스트먼트가 5000억원을 각각 부담하고 나머지는 인수금융을 통해 조달한다. 웅진은 기존 코웨이 배당 성향을 유지해 안정된 이자 상환을 진행할 계획이다. 웅진그룹 방판 사업과 시너지가 발휘되면 웅진씽크빅과 코웨이 현금 창출 능력이 더욱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강화된 현금 흐름을 바탕으로 안정된 인수금융 상환을 진행할 계획이며, 이를 위해 그룹 역량을 코웨이와 씽크빅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1989년 윤석금 웅진 회장이 생활가전 기업으로 설립된 코웨이는 국제통화기금(IMF) 사태로 위기를 맞자 윤 회장이 직접 대표를 맡아 경영했다. 렌털이라는 새로운 시장을 만들고 코디서비스를 론칭하며 시장을 선도했다. 정수기, 공기청정기, 비데, 안마의자, 매트리스 등으로 시장을 확대해 25년 동안 업계 1위 기업으로 성장했다. 그러나 사업 확장으로 유동성 위기를 맞으면서 2013년 1월 사모펀드인 MBK에 매각했다.
당시 MBK는 코웨이 지분 30.9%를 1조1915억원에 인수했다. 이후 두 차례에 걸쳐 블록딜을 통해 지분 일부를 매각했고, 이번에 나머지 지분을 웅진에 넘겼다. MBK가 코웨이 매각을 통해 얻은 수익은 총 1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권건호 전자산업 전문기자 wingh1@etnews.com, 이영호기자 youngtiger@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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