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내달 금리인상, 기정사실화한 것은 아니다”라며 경기 하방압력 요인 등을 고려해 통화정책을 결정하겠다고 29일 밝혔다.
이 총재는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종합감사에서 11월 금리인상이 결정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22일 감사에서 “실물경기가 크게 흐트러지지 않는다면 인상 여부를 전향적으로 검토하겠다”는 발언이 시장에서 금리인상 신호로 읽혔기 때문이다.
이 총재는 “(금리 조정은) 경기와 물가, 거시지표에 큰 부담을 주지 않는다는 전제가 있다”며 “하방압력 요인이 커 보이는 게 사실이기 때문에 여러 경계할 점 등을 함께 보고 고려해 판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 건설·설비 투자 중심으로 경기 하방압력이 거세지고 있다. 설비투자와 건설투자가 크게 위축되면서 실질 국내총생산(GDP)에서의 내수 기여도가 2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한은도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7%로 하향 조정한 만큼, 금리인상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이날 국감에서는 '금리인상 후폭풍'에 대한 질문이 주를 이뤘다. 강병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금리가 0.25%포인트(P)씩 1%P가 오르게 되면 영업익으로 이자를 내지 못하는 한계기업이 7813곳으로 늘어나며, 구조조정 위험에 처하는 노동자 수가 74만명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김성식 바른미래당 의원은 한발 더 나아가 “11월 0.25%P 올리는 것은 일종의 체면치레로 보인다”며 “한국은행에서도 '견조한 성장세'라는 단어를 (의사록에서) 뺐을 정도로 경제상황이 좋지 않은데 금리인상 시기는 아니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잠재성장률(2016~2020년 2.8%~2.9%)이 과소 추계됐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이에 이 총재는 잠재성장률 추계기간을 단축할 계획이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잠재성장률이 5년간 평균치다보니 추정 불확실성이 발생한다는 한계를 반영했다.
내년 경제 상황은 성장률 기준으로 올해와 비슷할 것으로 전망했다.
함지현기자 goh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