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30일 새만금 재생에너지 행사에 참석해 오는 2022년까지 전북 새만금 일대에 초대형 태양광·풍력발전 단지를 조성한다고 발표한다. 사업단지 유치가 어려운 지역 일부를 신재생에너지 단지로 전환해 20년 활용 후 환원하는 조건이다. 정치권과 지역에서는 문 대통령이 내건 '새만금의 환황해권 경제 거점화' 공약과는 거리가 멀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29일 청와대와 국회에 따르면 30일 군산에서 전북도청과 새만금개발청 주관으로 '새만금 재생에너지 비전선포식'이 열린다. 문 대통령은 행사에 참석해 정부 청사진을 직접 밝히고 설명할 예정이다. GM자동차 공장 폐쇄 등 군산의 여러 현안에 대한 지역 회생 방안도 함께 밝힐 것으로 보인다.
선포식에서 공개될 '태양광·풍력 발전 설치 추진안'은 새만금에 4GW 규모 태양광·풍력 발전 시설을 짓는 게 골자다. 정부 예산 5690억원에 민간 자본 10조원을 투입한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29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종합감사에 출석해 “새만금 신재생에너지사업단지 조성계획은 지난 6월부터 새만금위원회, 전북도청 등이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검토했던 계획”이라며 “새만금단지 전체를 신재생에너지 단지로 만들겠다는 것이 아니라 사업단지 유치가 어려운 지역 위주로 만들 예정이고 일정기간 동안 운영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새만금개발청 관계자는 “지금 아직 물에 잠겨 있는 곳 등 개발수요가 낮은 지역 일부와 원래 신재생에너지 지역으로 지정했던 지역 등에 추진하려 한다”며 “이는 새만금 전체 면적의 9.4%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20년으로 한정으로 신재생에너지단지로 활용한 다시 다른 용도로 개발할 수도 있도록 하겠다는 입장이다.
지역에서는 정부 방침에 부정적이다. 당초 예고됐던 산업·연구단지가 아닌 신재생에너지 단지로 변경된 것에 대한 불만을 표했다. 문 대통령이 취임 직후인 지난해 5월 31일 새만금을 직접 방문해 “환황해권 경제 거점으로 키우겠다”고 밝혀 지역 주민 기대감을 높인바 있다.
태양광에너지 중심의 새만금 개발은 문재인 정부의 '국정과제 5개년 계획'에도 언급되지 않은 내용이다.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는 “정부가 전북도민의 동의도 구하지 않고 사전 환경영향평가 절차마저 무시한 채 새만금을 신재생에너지 메카로 건설하려 하고 있다”며 “이는 정책 전환을 의미하는 것으로, 새만금 개발 속도전을 포기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정부는 비전 선포식에서 공청회 등 향후 절차도 공개한다. 김현미 장관은 “새만금구역에서도 공항 건설에 따른 소음 등으로 다른 산업단지 유치가 어려운 지역을 중심으로 신재생에너지 단지를 만든다는 것”이라며 “새만금을 '환황해권 경제거점'으로 개발해 조성하겠다는 정부 의지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성현희 청와대/정책 전문기자 sunghh@etnews.com, 문보경 정책 전문기자 okmu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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