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군부 소속 과학자가 미국을 비롯한 다른 선진국 학자들과 연구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 쿼츠 등 외신이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영국, 호주 등 선진국 대학이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중국 군대 기술 개발이나 정보 활동에 협력했을 수 있다면서 주의를 촉구했다.
호주전략정책연구소(ASPI)는 2007년부터 최근까지 10년 동안 중국 인민해방군(PLA)이 해외에서 공부하는 2500명 이상 중국 과학자와 기술자를 후원해왔다고 밝혔다. 2007년부터 인민해방군 관련 과학자 500여명이 각각 미국과 영국으로 보내졌으며, 호주와 캐나다는 각각 300명, 독일과 싱가포르에는 100명 이상을 보냈다고 추정했다.
연구소는 각국 정부와 대학이 학계와 중국 군부와 교류를 얼마나 잘 감시하고 있는지 의문을 제기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인민해방군 소속 과학자가 해외 학자와 협력하며 공동 작성한 논문 숫자는 2007년 95건에서 작년 734건으로 8배나 증가했다.
또 중국 과학자가 인민해방군 소속임을 숨기거나 불분명하게 처리하면서 해외 유명 대학 연구자와 협력했다고 밝혔다. 만약 공식 군사 교류나 떳떳한 학문 교류였다면 인민해방군 소속 대학임을 가리지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양자물리학이나, 암호학, 자율주행 기술과 같은 첨단 기술이나 상업·군사적으로 다양한 응용이 가능한 기술 연구 위주로 연구했다.
쿼츠는 일부 연구자는 인민해방군 소속이라는 것을 숨기고 가짜 학술기관 이름을 대거나 기존 연구기관 이름을 바꿔서 위장하기 위해 애쓰는 사례를 보도했다.
실제로 노르웨이 당국은 현지 아그데르 대학에서 수행한 연구가 극초음속 크루즈 미사일 개발에 사용될 수 있다는 이유로 2015년 중국 과학자를 추방했다. 당시 추방된 과학자는 5개 논문을 출간했으며, 존재하지 않는 중국 시안 연구소 소속이라고 썼다. 그러나 나중에 밝혀진 바에 따르면 그는 시안에 있는 인민해방군 대학에서 극초음파 항공기에 대한 박사논문으로 상을 받았다.
WSJ은 미국이 중국 기업으로 기술 유출을 막기 위해 의회 등을 동원해 여러 조치를 취하고 있지만 대학에서 이러한 문제를 막는 것은 훨씬 더 어려울 일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교육 시스템은 개방성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고, 중국은 자금이 부족한 학교에 전문 인력과 기금 등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이 중에는 미국의 유명 대학인 카네기멜론대 등도 포함돼 있었다. 공동 논문을 발표했던 교수조차도 함께 한 연구자의 인민해방군과의 관계에 대해 정확히 알지 못한다고 전했다. 학교 측은 학교가 배경조사를 하고 비자 발급 여부는 미국 정부에 심사를 위탁한다고 말했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 조사에 대해 "비자 신청을 결정할 때 국가 안보를 최우선으로 고려한다"면서 "비자 심사 과정을 개선하면서 합법적 여행과 미국 이민을 지원하는 동시에 미국 시민과 국익을 보호하는 방법을 찾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한다"고 원론적 입장만 밝혔다. 인민해방군 소속 과학자들에 대한 답변은 별도로 하지 않았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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