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중국보다 약 5배 많은 비용을 연구개발(R&D)에 투입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두 나라는 무역전쟁까지 벌이며 인공지능(AI)을 비롯한 미래 첨단분야 주도권을 놓고 치열한 싸움을 하고 있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30일(현지시간) 글로벌 회계법인인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 보고서를 인용, R&D에 중국 기업이 1달러를 투입할 때 미국 기업은 5달러를 쓰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PwC는 지난해 7월부터 올해 6월까지 1년간 글로벌 상장회사 가운데 연구개발비를 가장 많이 투입한 상위 1000개 기업을 조사했다.
이들 1000개 글로벌 기업 연구개발비는 총 7818억달러(약 890조8600억원)로 집계된 가운데 미국 기업의 연구개발비는 3290억 달러를 차지했다.
반면에 1000개 기업 가운데 포함된 145개 중국 기업의 연구개발비는 610억달러로 집계됐다. 10년 전 조사에서는 상위 1000개 기업에 포함된 중국 기업은 14개에 불과했고, 이들의 연구개발비는 70억달러에 그쳤다고 WSJ은 전했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업체인 미국 아마존과 구글 모기업인 알파벳 연구개발비는 각각 226억달러와 162억달러를 기록했다. 아마존은 1년 전에 비해 연구개발비가 40%나 급증했다.
중국 기업 가운데서는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인 알리바바가 36억달러, 중국 최대 IT기업인 텐센트가 27억달러의 연구개발비를 투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장사를 대상으로 한 것이어서 세계최대 통신장비 제조업체인 화웨이는 집계에서 빠졌다. 화웨이는 지난해 130억달러의 연구개발비를 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 뉴욕대 스턴경영대학원의 사브리나 하월 교수는 중국의 연구개발비가 미국에 뒤처지지만 과거에 비해 큰 성장세를 보인 것에 대해 “AI와 5G, 자율주행 차량 등의 분야에서 중국 기업의 자체 혁신에 대한 압력을 반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보고서 작성에 참여한 배리 자루젤스키는 “미국과 중국 간 연구개발비 격차는 좁혀지고 있고, 계속 좁혀질 것”이라면서 “향후 10년 내에 중국이 미국을 추월해도 충격이 아닐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