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존비즈온, 영림원소프트랩 등 토종 ERP 기업이 SAP, 오라클, 마이크로소프트(MS) 등 외산 틈바구니 속에 속속 성과를 내고 있다.
국내 ERP 기업은 외산을 대체하는 윈백(Win-back)에 성공했다. 해외시장 수출사례를 만드는 등 2800억원 규모 국내시장에서 입지를 다졌다.
더존비즈온 약진이 눈에 띈다. 최근 국내 해운·항만·물류 IT 전문기업 싸이버로지텍 통합 ERP 사업을 수주, 구축을 완료했다. 코스콤 등 국내 60여개 기업 ERP 윈백에 성공했다.
더존비즈온은 지난해 국내 18% 점유율로 국내 ERP 시장 2위를 기록했다. SAP(38%), 오라클(6%), 마이크로소프트(3%) 등 외산SW 점유가 높은 국내시장에서 국산SW 자존심을 지켰다.
더존비즈온은 차세대 ERP 'D_ERP'를 출시하며 대기업과 그룹사, 글로벌 법인을 위해 고도화, 플랫폼화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D_ERP는 올해 첫 출시와 함께 사업규모 100억원에 달하는 현대백화점그룹 사업을 수주했다.
국산 ERP는 해외에서도 경쟁력을 높였다. 온프레미스는 물론 최근 서비스형소프트웨어(SaaS) ERP 첫 해외 공급 계약이 체결됐다. 영림원소프트랩은 최근 일본 중견 제조기업 D사와 SaaS ERP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D사는 아시아 지역 여러 곳에 해외 공장을 둔 기계공구 유통 기업이다. 영림원소프트랩은 이를 시작으로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로 시장 점유 확대를 추진한다.
대기업도 ERP 시장 공략을 선언했다. LG CNS는 국내 최초로 지능형 ERP 플랫폼 'LG CNS EAP(엔터프라이즈 애플리케이션 플랫폼)'를 출시했다. EAP는 패키지 방식이 아니다. 기업이 필요한 핵심기능과 고객 선택기능으로 나눴다. 기존 대비 구축 비용을 30%까지 절감할 수 있다. 간단한 화면 구성으로 업무 처리속도를 최대 80%까지 개선해 경쟁력을 강화했다.
LG CNS는 중소기업이 주요 타깃인 중소·중견 ERP 기업과 시장이 겹치지 않도록 차별화 전략을 세웠다. LG계열사는 물론 중견기업과 대기업,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국산 ERP 추가 점유율 확대가 기대되는 대목이다.
국산 ERP가 두각을 나타내고 있지만 국내에 만연해 있는 외산 선호 풍토와 신뢰 확보 등 넘어야 할 산이 많다. SW업계 관계자는 “국내기업이 첨단기술 활용으로 ERP 기술 강화와 맞춤형 전략으로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낸다”면서도 “여전히 외산 ERP가 강세로 국산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평가하긴 이르다”고 진단했다.
박종진기자 truth@etnews.com